어머니의 노래 - 노래를 통해 어머니는 詩이고 철학이고 종교가 된다!
고진하 외 지음 / 시작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가슴 따뜻해지는 한권의 책을 만났다.

나의 어머니에 대해 새롭게 느끼고,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는 책이다.

25명의 명사들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는 그들의 어머니이기도 하고, 내 어머니 이야기이기도 하다.

명사들의 어머니들께서 부르는 노래들은 어쩜 그리도 가슴의 한도 많으시어 그 한을 어쩜 그리도 적당한 노래를 찾아 부르시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어쩜 그리도 평범한 삶을 살아 보신 분이 아니 계신지 마음이 아파서, 가슴이 답답하여 혼났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 화나는 일들 이였다.

진주 출신인 둘리의 작가 만화가 김수정님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지금 나는 진주에 살고 있으며 25년째 살고 있다.

내 고장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이 책에서 그를 만난 것이 너무 반갑고, 뿌듯하다.

그의 삶은 힘들었고, 어머니의 힘겨운 뒤바라지로 지금의 둘리가 탄생한 것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나보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

그 무수한 사연들과 시련들이 어리고 여린 여자를 강하고 현명한 아내이자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게 하였다.

약하디 약한 한 여인이 강한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 가정을 이끌고 자식들을 사랑으로 거두는 모습들이 하나씩 나의 어머니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눈물이 났다.

절대 알수 없었던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을 나 역시 한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알게 된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을 내 아이에게 내리 사랑으로 갚아야 할 숙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으신 내 어머니, 잠시도 쉬어 앉아 있을 여유도 없으신 내 어머니, 잠 한번 곤히 충분히 주무시지 못하시고 하루에 다섯시간도 못 주무시는 내 어머니, 주무시면서 코고는 소리보다 신음 소리가 더 많은 내 어머니.

늘 나는 내 어머니를 안스럽게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내 어머니는 안스러운 분이시다.

부자집 둘째면서 장녀였던 내 어머니는 스물두살에 아버지를 만나 결혼 하셔서 잦은 유산으로 겨우 3년 만에 나를 낳으셨고, 동생도 3년 만에 겨우 낳으시면서 자궁도 들어내셨다.

대를 잇는다는 것이 무엇이였기에 내 어머니는 자신의 살을 깍아 내며 그렇게 나를 낳으시고, 또 그렇게 자신의 살을 도려내면서 남자아이(지금의 내 동생)를 낳으셨다.

어릴 때(초등학교 다닐 때 였던거 같다. ) 할아버지께서 "엄마가 아이 하나만 더 낳으면 좋으련만... 안그렇니?" 하고 말씀하신 걸 그때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어머니에게 그 말을 전했고,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소리 없이 웃으셨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민망하고, 속상하고, 부끄러워졌다.

지금 나는 한 아이의 엄마이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던 시절도 있었고, 지금도 내 어머니처럼 제 살을 도려내고 아이를 낳을 용기도 마음을 갖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30년 이생 동안 늘 내 곁에서 함께 해온 내 어머니와의 일들이 하나 하나 생각나게 하였다.

책속에서 작가와 내 경험들이 오버롭 될 때는 징한 가슴 떨림이 있었다.

좋았던 기억, 아팠던 기억, 지우고 싶었던 기억들.

그 기억들이 그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으로 오늘의 나는 존재하고, 또 그렇게 닮은듯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구의 어머니가 훌륭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로 그렇게 내 아이에게 가슴에 사랑으로 충만했던 어머니로 기억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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