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 도시를 둘러싼 역사 · 예술 · 미래의 풍경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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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게 도시를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다시 늘어만가는 확진자 숫자에 답답함이 커져가는 요즘 이 책을 읽고 보면서 잠시나마 지금은 갈 수 없는 그래서 더욱 가고 싶어지는 곳들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본다.

저자들은 같은 학교에서 배우고 긴 시간동안 함꼐 일하고 있는 건축가 동업자들이라고 한다.

저자가 건축가들이니 당연히 도시의 랜드마크인 유명한 건물들과 그외의 건물들에 대한 건축학적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을거라고 예상했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도시' 는 그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래서 역사를 제외하면 이야기할 수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각국의 역사 이야기를 좋아했기에 저자들이 들려주는 각각의 도시를 거쳐간 사람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연결고리인 터키의 하기아 소프아, 화려한 관광 도시로만 생각했던 홍콩, 한때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였던 홍콩의 은행 건물에 대한 이야기며 영화 중경상림의 배경이라고 하는 충칭빌딩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영화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알려주었다.

우연히 읽었던 바다 도시 이야기의 베네치아의 중심 산 마르코 광장은 잠시 잊고 있었던 베네치아의 대한 그리움을 다시 부치는 듯 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향마을이자 일본에서 알아주는 부자들이 산다던 마을 효고에 있는 종이로 만든 집은 그 자체만으로 막막한 하루를 보낸 이재민들의 고난한 일상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언젠가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시애틀의 공공 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건물이 지닌 가치와 그 의의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관공서가 아닌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꿈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주는 '파워스폿'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3개 국가의 21개 도시는 언젠가는 한번은 가보고 싶어질 거 같았다.

뉴스에서 항공사에 무착륙 여행을 하는 상품이 나와 인기를 몰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곳이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요즘이기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그곳의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기분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거 같다.

언젠가 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주인공을 실제로 만나 책 속에서 상상만 했던 감동과 감정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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