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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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싶다.

몇 년 전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전 꾸뻬씨 시리즈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던 베스트셀러였다.

그 시절 나는 행복을 시작으로 우정, 사랑, 시간 등등 아마도 시리즈를 거의 다 읽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인기를 끌던 꾸뻬씨 시리즈는 예상과는 달리 더 이상 신간이 나오지 않았고 그렇에 내 기억에서도 잊혀져갔다.

우연히 발견한 꾸뻬씨 시리즈는 그 책을 읽던 시절의 자신의 모습과 그 지나간 시간이 생각나게 만들기도 했다.

몇 년 만에 만난 꾸뻬씨는 자신의 세계이기도 한 병원을 뒤로하고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 중이었다.

지난 이야기에서 행복하게 지냈던 아내 클라라와의 관계는 그때와는 달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고, 아내와의 행복한 사랑을 되찾기 위한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제목에 여행이 들어가지 않길래 전편들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인가 했는데 이 핑크색 안경 역시 그가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이야기였다.

전편에 등장했었던 거 같은 그의 친구도 등장하고, 새로운 이야기인 만큼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한다.

자신과 클라라의 문제만 해도 머릿속이 가득한 꾸뻬씨이지만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과 다정한 그의 천성은 다른 이들이 지닌 문제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각각 상황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지닌 문제들은 조금은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들은 겉모양은 조금씩 다르지만 내용물을 따져보고 그 원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도움과 그들 자신의 노력으로 조금씩 느리지만 자신을 찾아가고 또 그 안에서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읽으면서 긴 시간이 걸렸지만 내가 알던 행복한 꾸뻬씨의 이야기를 다시 만난 반가움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누군가는 스스로 원해서 회색 안경을 쓰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원치 않았지만 회색 안경을 쓸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꾸뻬씨처럼 자신이 회색 안경을 쓰고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스스로 진정으로 원해서 회색 안경을 선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도 둘었다.

누구나가 행복해질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

꾸뻬씨와 꾸뻬씨가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은 쉽지 않지만 친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렸고 또한 스스로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조금씩 노력했다

그 결과 각각 자신들에게 필요했던 핑크색 안경을 손에 넣었다.

세상에서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세상도 타인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세상과 타인을 보는 자신의 관점이나 마음은 바꿀 수 있다

물른 자신이 지금까지 쓰고 있던 회색 안경을 벗고 핑크색 안경을 쓰는 것이 이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긴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꾸뻬씨가 건네주는 핑크색 안경을 끼고 그 너머 보이는 행복한 세상을 함께 보는 것이야말로 작가가 독자들에게 가장 바라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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