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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며 빵을 굽다 - 빵을 만드는 일 그리고 삶, 그 조화로움에 관한 이야기
쓰카모토 쿠미 지음, 서현주 옮김 / 더숲 / 2019년 1월
평점 :

한 달에 20여 일을 일하고 열흘을 여행을 다닌다는 제빵사의 이야기라고 해서 제대로 알기 전에는
그저 부럽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열흘간의 여행이 그저 휴식이 아닌 몸에 좋은 재료를 찾아 나서는 그리고 그 재료들을 키워내는 사람들을 만나고 직접 확인하기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저자가 어떻게 세상에 제철에 나는 몸에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하나뿐인 빵을 만드는 제빵사가 되었는지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정말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물른 퇴비나 유기비료도 사용하지 않는 '자연재배' 농법이라는 이름도 처음 알게 되었다.
게으름뱅이 우리
아버지가 농작물을 키우는 방법이 내가 마음대로 이름 지은 "게으름뱅이 농법" 아닌 버젓이 "자연재배 농법" 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
앞으로는 이 이름을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학시절 친구가 빵을
좋아해서 주말에 시간이 날 때면 맛있는 빵을 찾는 일명 '빵집 투어'에 함께 하면서 숨은 빵집을 찾고 맛있는 빵을 먹으면서 빵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우연히
시작하게 된 빵집 아르바이트부터 나중에 스승이 된 유명 제빵사와의 만남, 그리고 그의 가르침을 배우면서 빵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바뀌게 되고
빵집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회사를 그만둔 이야기는 모든 일이 저자로 하여금 '히요리 브룻'이라는 운명을 위한 과정인 거
같다.
단순하게 빵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빵을 만들 전에 준비과정부터 청소까지 모두 맛있는 빵이 태어나기 위한 과정의 일부라는 글을 읽으면서 밤늦은 시간에 우연히 보게
되는 동네 빵집의 모습들이 이제는 그저 지나쳐지지 않게 되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언제 올지도 모르는 빵~
하루는커녕 5분이라도
늦으면 난리가 나는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이는 이 시스템으로 장사를 하는 그리고 이윤도 창출해내는 저자도, 저자의 빵을 기다리는
고객들도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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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다해 만든
맛있고 몸에 좋은 제품' 을 싼값에 대충 팔지는 않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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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2014년
겨울부터 우연히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신 무농약 농산물들을 블로그를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손님이 주문한 택배가 하루라도 늦어지면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거 같다.
무슨 빵이 언제 올지도
모른 채 주문하지만 좋은 재료로 건강에 좋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왠지 천국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선물을 기다리는
기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연히 여행차 들렀던
단바에서 운명의 친구들들 만나고 자신만의 빵을 만들 수 있는 빵집 "히요리브룻" 을 시작하고,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재료들을 활용한 빵을
만드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저자가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빵을 먹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