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로 / 사유이미지 발터 벤야민 선집 1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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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정타는 왼손으로 이루어진다

 

 

텍스트의 풍경들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린다



아이들은 건축, 정원일 혹은 가사일, 재단이나 목공일에서 생기는 폐기물에 끌린다. 바로 이 폐기물에서 아이들은 사물의 세계가 바로 자신들을 향해, 오로지 자신들에게만 보여주는 얼굴을 알아본다. 폐기물을 가지고 아이들은 어른의 작품을 모방하기보다는 아주 이질적인 재료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놀이를 통해 그 재료들을 어떤 새롭고 비약적인 관계 안에 집어넣는다. 아이들은 이로서 자신들의 사물세계, 즉 커다란 세계 안에 있는 작은 세계를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낸다. 



결코 가난과 평화협정을 맺어서는 안 된다. 그는 그들 모두에게 가해진 모든 굴욕에 대해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통이 더 이상 원한의 내리막길이 아니라 반란의 오르막길을 닦게 되는 그날까지 자기 자신을 단련시켜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극도로 두렵고 어두운 운명적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매일, 아니 매시간 신문의 논쟁거리로서 그럴싸한 온갖 원인과 결과를 들어 분석되는 데 그친다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예속하고 있는 저 어두운 힘들을 그 안에서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사정이 이런 한 아무런 희망도 없다.



모든 사물은 서로 섞이고 혼탁해지는 부단한 과정 속에서 그 본성을 잃어버리게 되어, 고유한 것 대신에 이중적인 것이 그 안에 자리잡게 된다. 마찬가지로 도시도 그렇다. 마음의 평정과 자신감을 주는 대도시의 힘은 창조적 작업을 하는 사람을 자신의 구역 안에 보호하면서, 그가 눈을 들어 지평선을 바라볼 때조차 원초적 자연의 힘을 느끼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러한 대도시에도 도처에 구멍이 뚫리고 그 안으로 시골이 잠입해 들어온다. 대도시의 틈으로 들어오는 것은 자연 풍경이 아니라 자유로운 자연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측면, 경작지, 포장도로, 혹은 전율하는 네온사인의 붉은 불빛 띠에 의해서도 더 이상 가려지지 않는 밤하늘이다. 심지어 번화가에서도 불안감은 도시인을 완전히 불투명하고 아주 섬뜩한 상황으로 몰아간다. 



누군가를 아무 희망 없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사람을 제대로 안다.


카르투지오 패랭이꽃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외롭게 보인다.


선인장 꽃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했으면서 옳다고 우길 때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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