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전쟁 - 미화와 추모 사이에서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지음, 이재원 외 / 휴머니스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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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극장에서처럼 의례를 주재하는 자와 이를 지켜보는 자 사이의 시선의 교차를 통해 보는 자와 보이는 자 모두가 동질적 시공간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켰다.


이와 같은 국가의 표현성에 대해 클리포드 기어츠는 ‘극장국가’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기어츠에 따르면, 극장국가란 힘이나 정통성보다 형식과 의례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국가형태를 의미한다. ... 정치적 지배는 권력의 집중을 통해서가 아니라 왕이나 군주와 같은 모범적 중앙의 의례를 화려하고 대대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이루어진다. ... 하지만 극장국가 개념이 국가권력의 의례적 표상을 분석하는 데 비판적으로 적용된다면, 국가 만들기에서 문화적 기획의 문제를 고찰하는 데 상당히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제1공화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그 제도와 의례를 서구의 민주주의체제와 군주제, 그리고 과거 조선왕조의 유교주의와 일제 식민지 시기의 흔적과 영향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제도들을 혼합적으로 모방해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모방을 통해 구축된 대한민국의 국가의례들은 국가기획의 결과라기보다 하나의 과정으로 의미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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