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지처참 - 중국의 잔혹성과 서구의 시선 ㅣ 동아시아와 그 너머 1
티모시 브룩 지음, 박소현 옮김 / 너머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능지처참凌遲處斬으로 잘 알려진 능지처사凌遲處死, 영어로는 책의 원제이기도 한 Death by a Thousand Cuts.


이 책에서는 서구에 알려진 능지처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능지처참의 역사적 실제를 문헌 기록 등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검토한다. 유럽인들에게 능지처사는 후진적인 중국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심지어 20세기 중반까지도 이러한 이미지는 지속되었다. 일반적인 도서로는 이 책이 그러한 이미지들을 걷어낸 사실상의 첫 작품이다. 8장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로 다시금 지속되던 능지처사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러한 믿음을 심어준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에로스의 눈물”에 대한 원본 비평까지 나아간다. 


능지처사가 중국 형벌로 자리잡은 것은 요나라 시기였다. 다만, 그 당시에는 법적 체제 내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능지처사가 형법 체제 내로 들어오게 된 것은 원나라 때였다. 그러나 실제로 능지형을 체제 강화 용도로 적극 활용한 것은 명 태조 주원장이었다. 영락제 역시 이러한 모습을 계승한다. 이러한 황제들의 모습과는 달리 신하들은 끊임없이 능지형의 폐지를 주장한다. 아래의 서술에서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능지형은 첫 출현부터 폐지에 이르기까지, 당대에 명문화되었으며 이후 왕조들이 공식적으로 당의 모범을 따랐다고 주장하는 형법체계의 바깥에 존재하는 ‘비합법적’ 형벌이었다. 능지형이 중국의 법률에 속해 있지 않았다는 중국 법학자들의 확신은 너무도 강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지금껏 능지형을 반대하는 글만 찾았지 찬성하는 글은 찾지 못했다. 


p.183


능지처참이 서구권에 왜곡된 이미지로만 남아 있는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저자들은 위 인용문처럼 상당한 노력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이 그 결과물이었다. 저자들의 입장에서 서구인들의 개념적 능지처참凌遲處斬은 어쩌면 능지처참能知悽慘에 훨씬 더 가까웠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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