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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후와 궁녀들 - 청 황실의 마지막 궁녀가 직접 들려주는 ㅣ 걸작 논픽션 2
룽얼 구술, 진이.선이링 지음, 주수련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11월
평점 :
어쩌다보니 올 해 독서의 주요 분야가 된 중국, 그리고 믿고 보는 글항아리의 조합. 집 근처 도서관에 있어서 빌렸다. 보존서고 책이라 신청해서 받았는데, 이렇게 두꺼운 책인줄 알았으면 빌리지 않았을 것.. 다행히 구술을 바탕으로 정리한 책이라 이야기 읽듯이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두께에 비해서는 확실히 빨리 읽은 편이긴 하다.
구술자인 룽얼榮兒은 청말 서태후를 직접 모셨던 궁녀였다. 룽얼이 진이金易 선생에게 궁 이야기를 한 것은 1940년대의 일이고, 진이 선생이 부인인 선이링沈义玲 선생과 함께 이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잡지에 실은 게 1980년대 말, 책으로 출간한 것이 1990년대 초의 일이니 그 과정에서 전혀 왜곡이 없진 않겠지만 궁궐 밖 떠도는 이야기들에 비한다면 정사에 가까운 이야기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중국 사극들이 가진 문제점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시대를 읽을 수 있었던 부분 하나. 중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이었던 천안문 항쟁이 1989년에 일어났다. 그 전후로 공산당의 통제는 더 강해지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책의 후기(부록)에 중국 공산당에 대한 수사修辭가 상당하다. 공산당을 다룬 작품도 아닌데 공산당에 대한 수사가 이렇게나 길게 되어 있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