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이탈 -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와 어느 유가족의 분투 걸작 논픽션 25
마쓰모토 하지무 지음, 김현욱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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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05년 4월 25일 발생한 JR후쿠치야마선福知山線 탈선 사고와 그 후속 조치들, 특히 아사노 야사카즈가 주축이 된 4.25 네트워크와 서일본 JR의 기나긴 싸움의 기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 직업과도 무관한 일이 아니라 더 무겁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일지도 모르는 이데, 문제 해결보다는 조직과 자신의 안위를 더 걱정한 듯한 난야, 아사노를 만나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더 큰 문제를 만들어버렸던 야마자키까지. 단순한 사고로 치부하기보다는 문제적 개인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문제적 조직이 겹쳐서 나타난 참사가 맞는 듯했다.

작가인 마쓰모토나 아사노의 지난 십여년은 편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계적, 계산적으로 대응하며 회피하는 JR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환멸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사노는 그 모든 것을 다 참고 견디며 JR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고, 제도를 바꾸고 더 나아가 문제적 개인과 문제적 조직까지도 변하게 했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남았다. 일본의 현재를 봐도 그러하고, 이에 비추어 우리를 보아도 그렇다. 참사 이후 사람들의 반응과 분열, 가해 측의 대응과 논리, 미비한 제도, 검찰의 윽박지르기식 수사 등 일본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닮아 있다. 두 나라 다 수많은 참사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나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의 원점에는 문제적 개인과 그들이 만들어낸 문제적 조직이 존재한다. 문제적 개인과 문제적 조직은 서로 소통하며 더욱 악화된 개인과 조직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조직만 손본다고 해서, 혹은 개인만 처벌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사노 씨처럼 모든 것을 짊어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이 참사마다 나타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전에 문제가 될 만한 요인들을 찾아 예방하는 것, 그리고 이전까지의 사례에서 배우는 것 등이 현실적인 방안에 그나마 가까운 편이다.

+ 덧붙이는 이야기.

얼마 전 도쿄 여행 때 인근 역에서의 선로 추락으로 운행중이던 열차가 정차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PSD)이 다 설치되어 있으니 요즘에야 이런 일 자체가 생기지 않는데, 일본은 승강장 안전문이 있는 역이 잘 없으니 이런 일들이 잦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정차했다 도착한 다음 역은 승강장 안전문이 없었다. 얘네 갈 길이 멀고도 험하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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