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 현직 경찰관의 눈으로 바라본 고독사 현장
권종호 지음 / 산지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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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호. (2023).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산지니. 1. 6월, 회사에 부산일보에 실린 논설 <현직 경찰이 고독사 관련 책 낸 이유(23. 05. 03.)>를 봤다. 생각보다 고독사 문제가 심각했고, 특히 노인이 많은 부산이 문제가 더 큰 상황이었다. 기회가 되면 책을 읽어봐야겠다 싶었고, 어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신간코너에 있는 걸 발견하고 얼른 빌려왔다. 2. 내가 이리저리 들은 고독사 사례는 모두 남성의 경우였다. 사실 남성들이 고독사를 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내보다 먼저 가는 것이다. 이는 노력하지 않아도 통계가 말을 해주고 있다(p.157). 책의 저자 역시 남성 노인들과의 접촉이 쉽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오랫동안 부인이 모든 걸 다 해주었는데 부인이 먼저 가버리고 나면 남편의 생활력은 0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본인들이 변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3.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일부 공직자들의 저자세 때문이다. 책의 저자도 경찰로 공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고독사 문제를 예방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런데 그러한 의지를 같은 공직생활을 하는 일부가 깎아먹고 있다. 구청장이 바뀌고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취임인사조로 "고독사 현장을 함께 가서 보자. 현장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고 요청하였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고독사 현장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p.102) 그럼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바탕으로 정책을 설계한다는 것인가. 또 다른 구의 담당자는 "망자가 고독하게 죽지 않았기에 우리구는 고독사가 없다."고 한다. "망자가 고독하게 죽었는지 아닌지 현장을 보셨나요?" 반문하니 "현장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망자가 사망하기 전에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나는 고독하게 죽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나 보다(p.107). "현장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라는 시건방진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위의 두 사례는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p.167)

2020, 2021년은 코로나 시기의 한복판에 있던 때이다. 그런데 이전에 비해 고독사가 줄어들었다?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기 어렵다. 그런데 이걸 이렇게 처리하다보니 보건복지부에서 파악한 고독사 발생 건수와 미스매치가 생기고, 그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솔직히 이 정도로 차이가 나면 감사 나와도 할 말이 없다. 4. 저자가 고독사 예방과 해결을 위해 제안한 것들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1) 생활공동체 형성. 2) 국가/사회와의 계약을 통한 가족 형성. 3) 그리고 이것들에 덧붙여 청소, 사랑, 행복, 소통 3)은 1)을 형성, 유지하는 데에 기본적인 요소이다. 1)을 통해서는 고독사 예방을, 2)를 통해서는 사망 이후 문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 공무원 확충이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일반정부 일자리 비중은 8.8%로 OECD 평균 17.9%보다 훨씬 낮다. 신자유주의의 선두주자인 영국만 해도 일반정부 일자리 비중이 16%이고, 미국이 14.9%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신자유주의 선두주자는 우리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공무원 비중은 적고, 타 국가에 비해 서비스는 많으니 공무원이 담당해야 하는 일 자체가 물리적으로 많다. 만약 지금의 상황에서 책의 저자가 제안한 것들이 실행한다면 농담이 아니라 업무 담당자는 실제로 순직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 비중을 늘려서 전반적인 행정 및 복지 업무를 현실적, 실제적으로 커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되어야지 지금의 상황에서 정책만 확장한다면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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