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사랑 신기한 생태교실 1
반디 지음 / 일공육사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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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숲속의 사냥꾼 책을 사면서 함께 사게 된 이 책 곤충의 사랑은 배송도 늦게 되었는데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제본이

잘 안되어서 책장이 쉽게 뜯겨졌어요. 하지만 내용을 알차고 좋았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곤충들의 생애에 있어 위대한 과업인 번식을 위한 각 종의 진화와 관련된 내용이 사진과 함께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움에 정말이지 또다른 행성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네요.

어제 저녁 남편과 아이들에게 제가 읽은 이 책에 나온 후박나무 하늘소, 큰호리병벌, 왕잠자리, 긴꼬리, 겨울자나방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답니다. 특히 겨울 자나방의 암컷이 당연히 있어야 할 날개를 과감히 없애 버리고

퇴화시킨 것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까지 되더군요. 인간의 역사가 곤충에 비하면 매우 짧으니 이들의

과거사를 되돌아보면서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보면 새로운 우주로 나아갈만한 미래 청사진도 그려보게 되거든요.

붉은 바탕의 검은 반점이 있는 아름다운 후박나무 하눌소가 후박나무 새순을 닮아 보호색이 된것이며

주변의 많은 나무도 있는데 유독 느릅나무를 찾는 비단벌레의 생존을 위해 자연을 이용할 줄 아는 통찰력,

자외선을 볼 수 있는 나비들이 아름다운 색상과 문양으로 날개를 장식하는 것 등 인간의 것보다 발달된

이들의 감각들에서 내가 아는 유채색들의 혼합 이외에 수많은 빛과 음영이 어우러져 총 천연색으로 빛나는

숲의 일렁이는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생명 연장의 꿈은 모든 생명체의 본질적이고도 강렬한 욕망일텐데 이들 또한 그러한 바램이 자연환경과 종의 독특한

진화로 암컷을 향한 수컷의 구애, 건강한 자손의 번식을 위한 암컷의 산란에 관한 집요한 행동들로 나타나는 군요.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달콤한 감로를 선물로 주며 유혹하는 긴꼬리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상대의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만으로 납치하는 듯한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난폭하게 보이는 길앞잡이..

이들은 나쁜 남자 그룹일까요? 훗..^^ ....... 드라마틱한 관점에서 보면 호기심이 가는 대상이긴하죠..

곤충 세계에서 예술가인듯한 공고한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호랑나비의 사랑을 향한 비상도 무척 아름다왔습니다.

저 호랑나비 수컷은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멋지게 날개를 펼쳐 자랑하며 나는데 저의 남편은 저를 위해 뭘했나 하는 생각까지 미

치면서 좀 비교도 하게 됐죠...^^

이 책 곤충의 사랑을 담은 책을 보면서 곤충의 세계에도 인간을 비롯한 타 동물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 암컷, 수컷에 관한 공통적

인 특징들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엇습니다. 수컷 곤충은 대다수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진 것이고 암컷은

자신의 알이 사라지지 않고 성충이 되기를 바란다는 점이었어요. 성충이 된 후 이 목표들을 향한 집념은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데 조금씩 흙을 물어와 호리병 형태의 알집을 만드는 큰호리병벌이나 후박나무 겉껍질을 묵묵히 무두질하며 미래의 자손을 위한

정성을 쏟고 있는 후박나무하늘소, 짝꿍이 있는데도 과감히 사랑의 시도를 하는 수컷 풀무치의 열망들에서 그런 일련의 본능적인

욕구들이 나타나는 듯했습니다. 사랑이라는 형이상학적이고 광범위한 단어를 번식을 위한 욕망 충족이라는 과학적인 답변으로

다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이토록 진화의 원동력일 뿐 아니라 총천연색의 숲을 이루어가는 생명체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점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의 어떤 한 지점에서 변화라는 것이 찾아오고 그 결과로 자신의 남아 있는 모든 것을 투자하고

죽어가는 암컷 나비의 짧은 삶의 시간을 보면 숭고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만난 지 일주일 만에 남편은 저에게 운명을 이야기 했죠. 그게 저한테는 너무 강렬하게 다가와서 상대방에 대해 외적으로

보여지는 정보만 갖은채 예기치 못한 감정에 휩싸이고 도박같은 청혼을 받았었는데 짧은 하루의 시간을 매일 고민만하다

3개월 후에 결혼하게 되었는데 결혼 전까지 제가 가진 마지막 패는 안 만나면 그만 이라는 것이었답니다. ^^

드라마틱한 개인사는 점점 퇴색되고 우리는 우리의 자녀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을 어느덧 가장 중요한 삶의 목적 중 하나로 받

아들이고 있네요. 이것은 곤충의 짧은 삶이 저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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