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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와 숲 속 친구들 - 헌드레드 에이커 숲으로 돌아오다
데이비드 베네딕터스 지음, 마크 버제스 그림, 정회성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제가인지 모르겠는데 제가 고등하교 때인지 대학교 때인지 모르겠는데 사실 처음으로 이 책.. 곰돌이 푸의 이야기를
읽었었답니다. 사실 제가 살았던 시골동네는 동네에 텔레비젼이 있는 집이 없었던 정말 두메 산골이어서 초등학교 때도
거의 텔레비젼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습관 때문에 나중에 텔레비젼이 들어오고 전기가 생기면서 만화들도
보게 되었지만 텔레비젼 보는 습관이 없었다 보니 책 읽는 쪽이 훨씬 쉽고 재미있는 일이 되어 버렸죠.
그 덕분(?)에 곰돌이 푸도... 한참이나 지난 뒤에 어느날 책으로 읽고 알게 되어 참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첫 느낌이
생생히 기억나네요. 제 일기장에도 푸우 라는 곰이 쓴 시를 옮겨 적어 놓으며 친했던 아이들에게 이 시를 들려 주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한 참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어린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습니다.
텔레비젼을 통해 다시 푸우와 이요르, 피글렛을 만나면서 아하... 푸우가 정말 유명한 스타? 였구나.. 하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죠.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숲 속 친구들이야기가 마냥 순수하고 행복한 저 동심으로 다시
저를 옮겨 주는것 같더군요. 푸우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시를 잘 짓는 숲속의 시인이고 그의 시는 곳곳에서의
제 마음을 일상에서 떠나 마치 꿈속의 쉼터로 향하는 듯한 감성을 불러 일으켰어요.
숲속 친구들이 모두 배움을 향한 열정을 갖으면서 그들이 배워 나가는 것이 그렇기도 했죠.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나 하나 배워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신선한 일인지...또한 그 자체로 추억이 되는지..
비록 크리스토퍼 로빈이 떠나 버렸지만 우리의 푸우는 여전히 통나무에 앉아 시를 짓지요..
글을 못 써 서명이 없는 시 이지만 그 시를 아름답게 들어 주는 친구 피글렛이 있다는 것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사소하지만 소중한 친구의 우정을 보여 주는 곳곳의 이야기들의 부드럽게 마음을 파고드는
옛 친구를 다시 재회하는 듯한 책 곰돌이 푸와 숲 속 친구들이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떠나 버렸네.
그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네.
언제쯤 그를 만날까? 다시 돌아아기나 할까?
짐을 꾸릴 시간조차 없는 건 아닐까?
그는 음악을 남겼지만 자전거는 가져갔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멋지고 파란 자전거
우리는 모두 궁굼했지. 영원히 떠나 버렸나
아니야, 그는 아름다운 숲으로 돌아올 거야..
어느 날 태양이 하늘 높이 떳을 때
느닷없이 그의 목소리가 들리겠지.
피글렛, 이요르, 래빗, 푸
너희를 만나러 내가 돌아왔어.
자연스러우면서도 친구에 대한 마음이 편안하게 표현된 푸우의 이 시들이 좋아 저는 이 책이 참 좋습니다.
예전에 아마도 15년 정도 쯤 전에 읽었던 푸우 책도 그랬었죠..
제 기억에는 이렇게 남아 있는... ' 이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것이 이것인지도 나는 모른다.... 등.... ' 푸우의 시와 푸우가 숲속에서 친구들과 보낸 시간들은 고스란히
지금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었네요.... 그 이유는 진정 그런 삶을 동경하기 때문이겠죠..
제게 있어 푸우의 시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언제 들어도 옛 친구와 같은 편안함을 주는 그런 책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