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 가! 짜증송아지 꿈공작소 8
아네테 랑겐 글, 임케 죈니히센 그림, 박여명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6살이지만 12월 생이라 채 2주가 되기 전에 2살이 되어버린 우리 큰아이는 어린이집의 또래 친구들보다 작은 편입니다.

집에서 밝게 잘 웃고 짜증이라곤 부리지 않는 그런 자랑스런^^  제 아이였는데 요즘에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과 행동을

해서 저로 하여금 당황하게 하더라구요. 한 번도 그렇게 짜증을 내고 눈물을 억지로 참아가면서 울거나 그런 적이 없었는데

아이가 왜 그럴까 남편과 상의도 많이 하게 되었답니다. 자기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자신을 다른 사람이 때려도 괜

찮다는 말을 듣고 어찌나 놀랐던지 한동안 아이를 다그치기도 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강하게 얘기하기도 했지요.

어느날 아이가 말하더라구요. 어린이집의 한 아이가 자꾸만 때린다는 거예요. 아이 얼굴엔 상처도 있었어요.

선생님께 그 문제로 상의를 했더니 상대 어린이가 때리는 것이 아니라 같이 놀자고 몸으로 밀치고 껴안고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아이는 과격하게 놀거나 싸우거나 등 몸으로 부딪치는 것을 싫어해서 그 아이를 피하는 데 그 아이의 힘이 아무래도

더 세다보니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밀리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 아이를 상대해야 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된 것 같아요.

비단 그 아이 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이제는 고민거리가 될만큼 아이의 사회성이

발달하는 단계일수도 있을 거예요. 여하튼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마음이 답답하고 어떻게 도와야 할까 고민이랍니다.

 

이 책을 아이에게 한 번 읽어 주었더니 무척 호감을 보이면서 재미있어 했어요.

아마도 자신의 내면이 좀 공감을 받았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었나 먼저 생각하게 되더군요.

짜증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좀 있어 사실 제 마음속으로 조금 망설여진것도 사실이지만

사람의 삶에서 항상 좋고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니 여러 다른 감정 처리를 올바르게 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장하는 짜증 송아지는 돋보기 안경으로 봐야 할 정도로 작고 또 숨기도 잘합니다.

그래서 짜증송아지를 그림책 속에서 찾는 일은 마치 숨은 그림을 들여다 보는것 같기도 하고 숨바꼭질을 하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되더라구요. 아이는 그 부분도 무척 마음에 들어 했었어요. 큰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초록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는 짜증송아지를 서로 먼저 발견하려고 손가락을 들고 짚을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책 읽어 주는 보람도 느껴지더군요.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이 짜증 송아지를 처음 발견한 것은 할머니였어요.

욕조에서 더 놀고 싶은데 엄마가 빨리 나오라고 재촉할 때, 책 좀 보라고 핀잔을 줄 때, 불편한 감정들이 몰려 오거나 신체적

어려움을 느낄 때 아이는 그 스트레스를 짜증으로 나타내곤 하죠. 아이 뿐 아니라 어른이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로 그런 일상의

어려움에 짜증을 냅니다. 저자는 이 짜증이라는 현상을 재미난 송아지라는 매체에 실어 다른 시선으로 짜증을 날려 버리는 그런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은 날개 달린 짜증 송아지를 찾으면서 책 속의 주인공들에 공감을 느끼고

동화하기도 하더라구요. 아이가 앞으로 자라가면서 계속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고 심리적인 어려움도 느끼겠지만 이 짜증

송아지 이야기처럼 자신의 그런 불편하고 불안한 심기를 한 곳에 집중하지 말고 재미있게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 바라 볼 수

있는 지혜로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이 책은 아이의 가까운 동무가 되어 아이가 공감을 받고 사랑하게 되는 책이 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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