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 몰라 찐국이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1
원유순 지음, 최창훈 그림 / 책빛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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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보았을 때 풋풋한 애기똥풀에 배추 흰나비가 앉은 모습을 바라보는 한 아이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의 입가에 살짝 피어나는 미소가 깊은 호기심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자꾸 눈길이 머무르게 했지요.

아.. 그런데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저는 정말 눈물이 흘러내렸어요..이런 아픈 상처가 있는 아이인지 몰랐네요.

몇 장 안 읽어서 알게된 진국이의 어린 시절에 관한 너무나 놀랍고 무서운 이야기...세상에..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이야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난 뒤에도 계속 진국이 같은 아이들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말로 다 표현 못하지만 어떤 특별한 아픈 사연이 있는 아이들이 있을테니깐요..

 

저도 좀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큰 아이를 낳았을 때 그 감동이 어찌나 큰 지 하루 하루가 너무나 소중했고

아이를 키울 생각을 하면서 어깨가 무거워지면서도 큰 기쁨과 행복감을 가졌었는데 여기 나오는 진국이 엄마도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아이의 하루 하루 커가는 모습을 지켜 보았지요.

아주 무서운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사실 제 입으로 말하기도 꺼려지는 그런 비극에서 진국이의 충격은 말을

안해서 얼마나 컸을 것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빛과 같았던 엄마 아빠의 처참한 모습에

어린 이 아이.. 자신을 키워 줄 땅과 빛을 모두 잃은 이 아이의 두려움은 얼마나 컸을까요?

 

진국이는 그 후 고아원에 가게 되고 낯선 그곳에서 그 어린것이 밤마나 악몽을 꾸며 땀에 흥건히 젖고 잠자다 소리를

치기도 하며 오줌을 싸 버리기도 하죠. 그 때문에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지만 진국이는 이 깊은 악몽에서 잠자지 않을

때도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 생각을 하면.. 이렇게 글 쓰는 제가 다 눈물이 나서....

말이 없고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도 하지 못하는 이 착하고 귀여운 아이의 마음은 그림을 통해서도 그 슬픔과 두려움이

묻어 나지요. 아이가 그리는 검은 색의 사람들은 돌아가진 아이의 부모로 상징되네요.

반면 학교에서 같은 반에서 매우 수다스럽고 활발해 보이는 쫑알이라 불리는 여자 아이가 있어요.

이 아이가 말하는 걸 들여먼서 저도 친구들이 학창시절에 선생님들께 들었던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죽으면 입이 동동 뜰 것일가는... 이 책은 참 진솔한 표현과 있는 그대로를 들려 주는 것 같아 공감이 많이 느껴지네요.

녹음으로 우거진 학교의 모습, 햇살에 빛나 더 노랗게 보이는 애기 똥물에서 느껴지는 사랑스러움과 희망

그런 그림들도 아주 좋구요.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사는 것처럼 할 말많고 남의 일에 참견하기도 좋아하는

진국이와 반대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쫑알이는 벌로 말 없는 진국이와 짝이 되어요.

아무리 말을 시켜도 몰라라는 말 밖에 내 뱉지 못하는 진국이를 그냥 두지 못하는 쫑알이는 재미있게도

자신의 왼 손을 주먹 쥐우고 그 것을 진국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말에 대답하도록 상상하며 말한답니다.

친구와의 소통... 화를 내고 울고 쓰러지면서 진국이는 점차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드러내네요.

아아... 아파요... 그 아이가 쫑알이의 연필깍다 잘못해서 베어난 손가락에 피나 나는 걸 보고 엉엉 울고 쓰러지는 걸 보니...

아이의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아픈 기억이 바깥으로 표출되어 아이는 그것에 시간을 혼돈하여 기절하고 만 것이죠.

 

진국아.... 그냥.. 안아주고 싶습니다.

같이 눈물 흘리면서 안아주고 싶어요...

아직 한글을 다 깨치지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 이야기를 해 주면서 사실 진국이의 상처를 말해 주는 것이

망설여 졌습니다. 그래서 그냥... 누군가가 집안에 들어와서 진국이네 집에 큰 일이 났다고 얘기했죠.

왠지 저도 문단속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친구와의 점진적인 소통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힘을 얻으며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게 해 주는 내용에 큰 공감을 느낍니다.

이 책이 왜 초등학생 권장 도서인지 알것 같네요. 

 

 

 



책빛 출판사에서 나온 깊은 상처가 친구를 통해 치유되어 가는 이야기 몰라몰라 찐국이...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내용도 그렇지만 그림도 개인적으로 참 좋네요.

 



 



 



 



 



 



            엄마와 우리 아이들 모습이랍니다. 엄마가 형아처럼 그려졌네요. ^^

 

 



 

아이에게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엄마와는 달리 아빠와는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못 보내는 아빠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참 소중한 가족.... 그 소중한 가족, 아이에게는 빛이나 마찬가지인 엄마 아빠를

잃은 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주변을 좀 더 따스하게 바라보고 무엇을 도울 수 있는 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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