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가 다 먹었어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33
안나 켐프 지음, 사라 오길비 그림, 김세실 옮김 / 한솔수북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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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원한 그림에 즐거웠어요.

우리 아이의 일상과 너무 흡사하여 더욱 웃음이 났어요.

 

한참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엄마, 내 말 좀 들어 봐. 엄마, 있잖아. 엄마, 이거 한 번만 해 봐."를 꽁무니에 달고 따라 다니지요.

이토록 무더운 여름에, 정말 한계를 느껴요.

 

기나긴 방학이라, 아이도 심심한 걸 알지만, 누가 대신해 주는 일도 아닌데, 아이와 종일 씨름을 하지요.

 

아무도 들어 주지 않았어!

 

이 이야기의 시작은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어요.

데이지가 아침을 먹고 있는데, 커다란 보랏빛 코뿔소가 부엌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왔어요.

버스만큼 크고, 포도 같은 보랏빛 코뿔소였어요.

팬케이크를 먹는 코뿔소, 덩치는 무척 크지만 귀엽네요.

 

"엄마! 엄마!"

"아빠, 아빠!"

 

데이지가 애타게 부르는 외침은 흡사 우리 아이 같았어요.

 

"누가 나하고 놀아줄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세우지요.

엄마 아빠가 아무 반응이 없으면, 시큰둥 해지거나,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

그러다가도 "안 되겠다. 그냥 책이나 읽어야지." 한답니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건, 정말  큰일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늘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게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했어요.

 

"코뿔소야, 우리 엄마 아빠는 정말 너무해."

 

이 대사는 무척 귀에 익은 얘기라서 순간 놀랐어요.

온 식구가 코뿔소의 커다란 엉덩이를 자동차 뒷자리에 밀어 넣을 때, 아이는 아주 긴장했어요.

코뿔소가 다칠 것 같다고 했어요.

 

앞으로는 아이가 할 말이 다 떨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어 주어야 함을 배웠어요.

엄마의 자세에 대해 다시 돌아 보게 해 주는 고마운 친구가 되었어요.

 

지금 또 "엄마, 놀아 줘."를 외치는 아이에게 "응" 해 주었더니, 신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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