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자 유래사전] : 의자의 역사와 디자인

명작 의자 유래 사전 - 한눈에 알 수 있는 350가지 의자의 역사와 디자인
니시카와 다카아키 지음, 사카구치 와카코 그림, 박유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6월

아는 사람 중에 카페같은 곳에 가면 의자와 테이블을 유심히 보는 사람이 있다. 미술 관련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항상 의자와 테이블을 살펴보고 나서는 이거는 짝퉁이네 아니면 이거는 진짜 같다 이렇게 말하곤 했다. 물어보면 디자이너 의자들이 있는데 여기는 디자이너의 진품이 아닌 카피품이라는 것이다. 모양이 비슷한데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보면 재질이나 마감, 그리고 디테일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의자란 목공소같은데서 대충 만드는줄 알았지 디자이너가 만든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의자의 역사를 담았다고 하니.. 의자에도 역사가 있던가. 이 책은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시대의 의자부터 중세와 르네상스, 그리고 현대의 의자까지 의자의 역사들이 나와있고, 북유렵, 이탈리아, 중국, 아프리카, 일본의 의자들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의자 연구원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정말 별 연구원이 다 있다 싶었다. 그리고 책 안의 내용을 보면 정말 상세한 그림과 설명에 놀라울 뿐이었다.

의자의 출현은 약 500만년 전으로 추정한다. 인류의 특징 중 하나가 직립보행인데 계속 선채로 살아가거나 오래 걸을 수 없었기에 피곤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인류가 진화하면서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나무를 이용해 걸터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만들어졌을 것이라 추측한다. 처음에는 스툴의 형태였으나 이동하기 쉬운 가벼운 형태를 생각하다 좌석에 다리가 연결된 형태로 옮겨가고, 좌석을 편히 하기 위해 등받이와 팔꿈치가 설계됐을 것이라 한다. 과거 의자는 단지 앉기 위한 도구만은 아니었다. 그 외 중요한 역할은 권위와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였던 것이다. 권력자는 의자에 앉아 높은 위치에서 아랫 사람을 내려다 보고 힘을 과시했다. 또한 왕이 앉는 옥좌는 화려함의 극치를 이뤘다. 이렇게 높은곳에서 내려다보며 힘을 과시하는 전통은 오늘날에도 아직 남아 있는데 재판관의 의자, 수상의 의자 등이 그것이다. 의자는 과거 권력자와 부유층은 위한 화려한 형태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서민을 위한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며 실용적인 형태로 변모한다. 그리고 현대로 오면서 나무 이외에 합판, FRP, 스틸, 플라스틱 등 소재의 다양화와 제작 기법, 인체공학의 발전으로 실용성, 생산성, 아름다움, 편안함 모두를 갖는 의자로 발전하게 된다. 

책을 보면서 의자에도 정말 많은 형태가 있고 그 하나하나 마다 이름들이 있다는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야콥센의 에그 체어와 같이 아는 의자 형태들이 나오면 반갑기도 했다. 다양한 의자들을 보며 서로가 영향을 주며 진화해 왔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앞으로 미래 의자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