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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뭐 먹었어? 13
요시나가 후미 지음, 노미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8년 1월
평점 :
있어서 다행인 손자도, 남겨둬서 마음에 걸릴 처자식도 없지만
난 나를 위해 날 소중히 여기겠어!
건강을 위해서도 오늘은 생선요리를 하자!
- 120page
<어제 뭐 먹었어?>는 50대인 주인공 시로와 켄지가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어 좋다.
암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친구의 장례식에서 친구의 아이들이 완전히 성인이 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 시로.
50세 생일을 맞이하는 걸 완강히 거부하며 자신은 영원한 49세라고 주장하는 켄지.
나이든다는 건, 하루하루를 무심히 보낼 때마다 점점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지만, 그런 사실을 잊으려 노력하다가도 불현듯 깨닫고 슬퍼하게 되지만
결국 시로의 52세 생일도 켄지와 단 둘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소한 생일 파티를 하고,
다음 생일도 함께 보낼 것을 약속하며 하루를 마감한다는 것.
인생을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하루가 '소소한 행복'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런 행복이 전부고,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이런 행복이 지금까지 시로가 택해온 인생의 결과물이라는 것.
권수를 더해갈수록, 시로가 만든 음식을 먹고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는 켄지를 보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해지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어제 뭐 먹었어?>도 이제 13권째, 시로와 켄지가 함께한 일상의 식사가 13권만큼이나 쌓여
점점 더 만화 속 캐릭터들이 아닌,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 같은 정감을 품게 된다.
요리가 캐릭터를 사람으로 만드는 기적, 만화 속 캐릭터가 '사람으로서 늙어가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는 점.
바로 그 점이 <어제 뭐 먹었어?>를 읽으며 위안을 얻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