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카페 UE (무삭제 확장판) - 아웃케이스 없음
퍼시 애들론 감독, 마리안느 제게 브레히트 외 출연 / 에이나인미디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영화다.
그래서 처음엔 현대의 자극적인 영화들과 너무 달라 적응이 안 되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며 차츰 주제를 깨달아갔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노래, 배경, 인물, 이야기 4박자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영화다.
개그 요소를 넣어서 웃기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고, 자극적인 무언가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인물들이 화면 속에서 생활하고 있을 뿐인데 
웃기기도 하고, 온정도 느껴지고, 재미가 있었다. 


바그다드 카페는 사막 위에 홀로 서 있는 생기없고 건조한 건물이다. 
하지만 야스민 부인이 이 곳에 온 후, 카페 사람들은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야스민은 많은 업무에 지쳐 무뚝뚝해진 여주인에게 자신이 먼저 호의를 보인다.
처음에는 수상한 이방인이라고 의심하던 여주인도 결국 야스민에게 마음을 연다.
여주인의 딸과는 친구가 되고, 여주인의 아들이 치는 피아노에도 귀기울여주는 야스민.
뿐만 아니라 그녀는 마술을 공부하여 바그다드 카페를 부흥시킨다.


이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사막처럼, 사람들의 일상은 무미건조하게 반복된다.
그리고 바그다드 까페는 카페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커피조차도 없는 '뭔가 부족한' 공간이었다.
여주인은 아들이 치는 피아노를 소음 취급하고, 놀러만 다니는 딸을 윽박질렀다.
여주인의 남편은 그 닦달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가버렸다.
그러나 야스민의 등장으로, 카페는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은 물론
'없는 게 보통이었던' 것들로 넘쳐나게 된다.
까페란 보통 조용한 공간이지만, 야스민의 마술로 인해
바그다드 카페는 마술쇼와 구경꾼으로 시끌시끌한 곳이 되었으니 말이다.


원래는 이방인인 야스민도 바그다드 카페에 '없는 게 보통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카페를 자신의 사랑과 정성으로 물들여갔고, 카페 사람들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야스민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이방인이 행복을 만들듯
사소한 것에 의해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때론 '없는 게 보통인 것'이 생겨날 때 행복도 따라 생겨난다.
이를테면, 야스민은 아이들에게 주었지만, 여주인은 주지 못했던 그것...
아들이 치는 피아노에 대한 칭찬, 딸에게 건네는 상냥한 한 마디 같은 것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 사막처럼 건조하고 불친절한 곳일지라도,
그 공간을 웃는 얼굴로 가득 채우는 행복의 근원은,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모두가 나를 사랑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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