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화된 사회에서 벗어나 외딴 무인도에 살게 된 어린 아이들이 점점 커져가는 권력욕과 생존욕구로 잔혹성을 띄게 되는 이야기. 처음엔 단지 많은 아이들을 불러모을수 있는 '소라'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랠프라는 소년이 아이들의 리더로 뽑히게 된다. 그러나 힘이 세고 괴팍한 소년 잭이 랠프와 의견 충돌을 빚게 된다. 랠프는 구조를 받기 위해 봉화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잭은 봉화 따윈 관심없고 사냥 부대를 모아 동물 고기 맛을 보려고만 한다. 잭처럼 힘이 센 것도 아니고, 돼지처럼 사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랠프는 자신을 가장 따라주던 소년 '돼지'가 피살된 후 권력을 잃고 혼자가 되고 만다. 대신 아이들은 무기와 힘을 소유하며, 섬기면 고기를 얻어먹을 수 있는 '가면'을 쓴 잔악무도한 추장 잭에게 복종하게 된다. 랠프는 잭과 무리들에게 거의 죽임당할 뻔 하지만 해군 장교가 나타나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목놓아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작가 윌리엄 골딩의 군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된 것 같다. 사람의 잔학성에 대해 이렇게까지 면밀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은 작가가 험한 사건을 많이 겪었던 게 아닐까 싶다.... 상상도 못 했던 이야기라서,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 소설이 <산호섬>이라는 소설의 패러디라고 하는데, 여기에도 랠프와 잭이라는 소년이 나온다고 한다. <산호섬>은 <파리대왕>과는 달리 아주 낙관적인 인간상을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산호섬>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