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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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리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고 하지 않았소. 이 마음은 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거요. 물에 사람이 빠졌을 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가 되겠소? 어떻게 해서든지 물 속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빠져죽는 것 아니오.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멀쩡한 가정을 버린 남자 스트릭랜드.
우연한 계기로 스트릭랜드를 알게 된 '나'는 
작가로서 그의 그런 성격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스트릭랜드의 생을 좇을수록 그에 대한 혐오감만 짙어져 간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자신을 속박하려 한다는 이유로 버려
자살에까지 이르게 하는 냉혹함을 가지고 있었다.
스트릭랜드의 기행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동물적 매력이 촉발하는 강한 호기심을 억제할 수 없는 '나'.
우연히 타히티에 가서 그의 말년 인생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데... 

타히티에서 마음 속에 그리던 고향을 찾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스트릭랜드를 보면서
인생이란 거, 그렇게 치열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 하고 자문해 보았다.
싫으면 NO라고 말하고, 권태로운 삶에서 뛰쳐나오고-
좋은 곳이 있다면 거기서 눌러 살면 되는데,
왜 행복하지 않은 상황을 자처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일까.
최고의사가 되어 돈과 명예를 거머쥐게 될 기회를 포기하고,
시골에서 평온하게 사는 인생을 택한 의사의 이야기는
치열하게 사는 우리들 인생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작가란 창작의 즐거움과 가슴 속에 쌓여있는 생각을 쓰는 일을 그 보람으로 여겨야 할 뿐, 그 밖의 일에는 무관심하여야 되며, 호평이든 혹평이든,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일체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트릭랜드라는 인간이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우리들이 차마 못하는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자신이 따분하다고 여기는 인생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으며,
결국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그...
남의 시선을 아랑곳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행복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사랑받고 싶고 욕 먹기 싫다는 이유로,
솔직해지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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