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는 내가 중학교 때부터 썼던
원목으로 만든 책상이 있어.
내가 썼고, 내가 졸업한 뒤엔
남동생이 받아 썼으며,
지금은, 친정집 거실에서
컴퓨터 책상으로 역할하고 있지.
가끔, 친정에 갈 때마다
그곳에 앉으면,
내가 중학교 때 막 고민했던 거랑
서랍 속에 일기장 숨기던 거랑,
초콜릿 몰래 숨겨놓고 먹었던 거랑
이거저거 막 생각나.
단순히 가구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면, 그 속에
내 어린 시절 기억과 추억이 녹아 있네?
이렇게 기억과 추억,
그리고 온기를 담은 가구를 만들고 싶은
저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무사이
회사에서 과장과 대리로 만난 두 사람
삶의 방식, 삶에 대한 열망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운영하게 된 공방
나는 지금 잘살고 있나?
나는 괜찮은가?
내 꿈은 뭐였지? 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조용하지만, 귀에 낮은 허밍처럼
흘려들어 오는 글들.
몇 번의 이사 끝에도 버리지 못하고
이 집에서 저 집으로 꿈틀대는 추억의 서랍.
모두가 아주 오래된 그런 소중한
나무 비밀 서랍이 하나쯤은 있는 삶
그리고 그런 가구를 계속 만들어 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나무사이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