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참새 지붕 위의 비둘기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에는 다층의 의미망이 설치돼 있어 결코 만만한 작품이 아니다. 그러므로 의미망을 제대로 읽어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여러개의 의망 중의 하나가 화장실이라는 공간이다.  

화장실은 보편적으로 배설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로테를 안아주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이성에 눈을 떠가는 로테에게 새로움을 발견하게 해 주는 곳이고. 또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불만을 삭혀낼 수 있도록 푸근하게 품어주는 공간인 것이다. 즉 로테의 내면세계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혼자서만 드나드는 공간에 어느날 슈를리를 데려간다. 즉 그녀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슈를리에게 자신을 공개하는 것이다. 화장실에 들어온 슈를리는 로테의 또다른 면을 발견한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화장실을 통해 발견 가능한 것이다.  

  슈를리가 떠나버리자 더 이상 로테에게 화장실은 의미가 없다. 이미 그녀의 내면은 누군가에게  개방 됐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로테는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의 의식 속에 잠재돼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로테는 화장실 열쇠를 원하는 문디에게 아무거림낌없이 줘 버린다. 

  이 글의 장점은 로테가 어느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다는 거다. 비록 로테의 나이는 어리지만 인간의 주체로서 행동한다. 그녀는 스스로 선택을 한다. 심지어 학교를 빼먹는 것까지도.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행동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고민하지도 않는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어른들이 정해놓은 규범이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고민을 하면서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신 혼자서 실행하기 보다는 주변의 가까운 친구를 끌어 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에 대해 우리나라 교육자들은 어떤 식의 평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이 작품은 로테의 현실적인 상황과 함께 그녀의 성장 통이 생생하게 잘 표현돼 있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문화권의 아이(로테)이므로  거리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독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적지않은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권의 열 살 소녀의 성장기. 우리나라의 같은 나이 아이가 이글을 접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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