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 노벨 화학상 - 노벨상 시상 연설로 보는 과학의 진보 100년사
노벨 재단 엮음, 우경자.이연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의 열망의 대상이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노벨상은 개인 뿐만아니라 국가로서도 영광인 상이다. 1901년이후 평화상, 의학상, 문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을, 이어 1968년에 제정,1969년부터 경제학상이 추가되어 매년 평균 한명, 과학상은 평균 2명미만이다. 이렇듯 노벨상은 어느덧 민주주의 시대에 유일한 귀족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이 가졌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노벨상 수상식 장면을 언급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노벨상은 스웨덴 왕의 이름으로 거행한다. 시상식은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짜인 12월 10일, 오후4시에 하는데, 스톡홀름 필하모니가 모차르트와 멘델스존의 곡을 골라 연주한다. 단상위에 입장순서는 노벨이 지정한 데로 물리학상, 화학상, 의학상, 문학상, 평화상에, 추가된 경제학상 순이다.
 
수상식은 짧고 진행 대본은 똑같다. 수상자는 한사람씩 호명되어 앞으로 나오는데, 이 때 해당분야의 스웨덴 학술원 회원이 수상자의 명예로운 업적에 대한 간략한 찬사를 보내는데, 이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이번 책에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수상자는 왕으로부터 가죽 상자를 전달받는데, 노벨의 옆얼굴과 수상자 이름이 새겨진 황금메달, 상장, 다음날 수표로 바꿀 수 있는 상금 증서가 들어 있다. (경제학상은 뒷면에 수상자 이름이 뒷면에 적혀있다)  나중에 스톡홀름 시청에서 왕이 주최하는 연회가 열리고, 건배와 수상자들의 간략한 인사말을 한다. 그 다음날 수상자들은 정식으로 연설을 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화학상'분야는 물리학이나 의학처럼 한 획을 긋는 혁명적 아이디어나 발견을 보이지는 않지만, 기초학문이 화학이 점차 타 분야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학은 지구와 우주의 모든 종류의 화합물과 액체, 기체, 고체 생물, 무생물 전체를 다루는 학문으로 다양성과 방대성을 보여준다. 19세기에는 유기화학이, 그 뒤 물리화학이 대두되고, 20세기에는 생화학이 자리 매김한다.
 
첫번째 노벨화학상은 네덜란드의 물리화학자인 반트호프에게 돌아간다. 노벨화학상의 3명중 2명은 유기화학자가 아니고 물리화학자인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1916년과 1917년은 1차세계대전으로 노벨상 수상이 취소되고 1918년에 독일의 물리화학자인 프리츠 하버가 수상하는데, 독가스에 대한 공포로 수상의 논란이 많았던 시상이었다.
 
1930년까지 물리화학분야의 노벨수상자들은 동위원소에 대한 연구를 했고, 1920~40년까지 생화학의 호르몬, 효소, 방사능 화학분야에 수상의 영예를 주지않아 뒤처진 감이 있었다. 원자는 물리학과 화학 사이의 결정적인 축이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전통적인 화학의 가장 큰 성과물이지만, 구성, 성질면에서 다양한 모습의 원소들은 1920년이후 전자, 양성자, 중성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유기적 합성은 노벨화학상의 전성을 이루게 된다.
 
사실 노벨화학상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이 책을 읽어나갈 수는 있지만, 비전공자에게는 그리 즐겁지만 않다. 아마도 학문마다 큰 흐름과 줄기가 있을진데, 그 줄기를 잡기 못하고, 줄기에 달린 잎들 하나 하나를 관찰하자니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노벨상의 일반적인 지식을 원하거나 노벨상 관련 이야기를 원한다면 실망하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알고자 한다면, [노벨상의 교양을 읽는다-한국경제신문]을 참조하면 좋을 듯 싶다. 다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간략적이나마 화학분야에 대해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