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었다. 로라에 대해, 로리의 삶에 대해, 로라의 감각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기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아주 일상적인 감각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가. 진은 손바닥의 열기와 손등에 닿는 찬 공기의 대비를 생각하며, 동시에 로라를 생각했다. 그 삶은 어떤 감각으로 가득 차 있을까.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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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말에는 힘이 있다. 특히나 어떤 말은 주술에 가까울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알지 못하는 새 마음을 파고들어 삶의 각도를 아주 조금 바꿔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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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최소 150분간 중간 강동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여성의 뇌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된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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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언제라도 죽을 수 있었으니까 무서웠지. 누군들안 무섭겠냐. 근데…….."
"……"
"근데, 나중에 다 무뎌지지. 그래서 더 무서운 거다. 피를 보고 시체를 보고 어디 한군데 부러져서 짐승처럼 우는 사람을 봐도 뭘 봐도 무뎌지니까."
"……" - P123

"나는 사람은 안 죽였다. 내가 죽을 뻔한 순간에 베트콩다리를 쏜 적은 있지만 죽이지는 않았어. 난, 그래서 여직산 거다. 아무도 죽이지 않아서. 죽이는 걸 해본 놈들은 벌써 다 죽었어, 병들어서. 마음이 상했으니 몸도 병든 거지." - P123

시징,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도 될까요?
한달 전 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온힘을 다해 쥐고 있던 끈 하나를 놓쳤습니다. 그 끈을 붙잡고 있어야 이 생애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막상 놓아버리니 자유로운 만큼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요, 나는 제주로 도망치려는 것입니다. 도망치는 건 무섭지 않은데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또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요?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사실 단 하나인데, 그건…… - P137

내 좋은 친구는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라고, 이 행성에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이라고요. 친구의 그 말을 상기할수록, 그가 나와 헤어진 뒤에야 다른 사람과의 정착을 결심한 걸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저 그의 생애에서는 필연적인 과정을 밟고있는 것뿐이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요. 그것이 우리 각자의 여행이겠죠. 물론 필연적인 과정들을 통해 생애가 완벽해지는 건 아닐 것입니다. 완벽할 필요도 없을 테고요. - P151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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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기차역과 포구는 출발과 도착이 공존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같았다. 떠나면서 돌아오는 장소는 시징의 삶에서는 은철이니, 영등포는 곧 은철의 은유가 되는 것이다. 모퉁이가 나왔다. 모퉁이를 돌기 전, 시징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크게 숨을 들이켰다. 여전히 시징이 기댈 수 있는 건 희박한 가능성의 우연, 그뿐이었다.

윤주는 이내 미정 맞은편에 앉았고, 그 이야기가 어떤 순서로 전해지는 마지막 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그 말…… 그러고 보니 그 말은시징에게 메모를 쓸 때 미처 적지 못한 문장이기도 했다.

윤주는 이제야 그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 당분간은 그 말에 기대어 무서움 없이살아갈 수 있을 것이고,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윤주는 믿고 싶었다. 저편의 미정은 이미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듯, 하염없이 윤주를 건너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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