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림교실에 오는 사람들 가운데 관심을 가질 만한 여자가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것이 그림교실을 연 이유의 반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런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자기 또래의 과부한 사람과 짝이 되는 일은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면 아침 산책을 나갔다 눈에 띈, 널을 깐 보도를 따라 조경을 하는 튼튼해 보일 정도로 건강한 젊은 여자들, 여전히 몸의굴곡과 머리의 윤기가 살아 있으며, 그가 보기에는 이전 시대의그 나이 또래들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이는 여자들은 상식이부족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전문가 같은 태도로 그와아무 뜻 없는 웃음만 교환할 뿐이었다. 그들의 빠른 움직임을 눈길로 따라가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까다로운 즐거움이었다. 사실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포옹은 혹독한 슬픔을 자아내, 견딜 수 없는 외로움만 더 사무치게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