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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선대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312/pimg_7114981431609302.jpg)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선대인, 인플루엔셜
경제에 무뇌안인 저에게 친구가 추천해 주었던 책이 선대인의 책이었습니다. 친구는 저에게 선대인, 워렌 버핏의 책 몇권을 추천해 주면서 꼭 공부해야 할 책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인터넷에서 주문했고, 제 친구처럼 몇십번씩 읽으며 공부해야지 했었는데, 한번 겨우 읽었네요. 경제는 뭔가 어려운 느낌이 듭니다. 오래간만에 선대인 님의 책을 다시 읽게 되어서 무척 반가웠고 기대감이 컸습니다.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피터 드러커의 책을 밑줄 그어가며 읽었던 때를 상기하며 임팩트를 기대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조금은 평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대인님의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밑줄 좍좍 그어가며 몇번을 읽을 수 있는 책일지 모르겠으나, 저에게는 그리 획기적인 분석도 아니었고, 그동안 여러 경제학자나 미래학자들이 얘기했던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정치 상황 등을 데이터화하여 분석할 결과를 토대로 예시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어 조금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한국형 일자리, 한국형 미래사회 분석인 셈입니다.
선대인이 말하는 한국형 일자리의 7가지 변화는 미래에는 일자리 갯수가 줄어들고, 기업과 일자리의 수명이 짧아직, 중간기술 수준의 직업이 가장 위험하며, 작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가 생겨나고, 고차원의 사고능력이 필요한 일의 가치가 커지며, 비효율적인 분야의 효율화에 주목해야하고, 전문직의 하향화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화이트 칼라에 대한 사회적인 존경과 기대감이 컸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자 붙은 직업인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의 직업은 사회적인 지위와 부가 보장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럽에서만 해도 인건비가 워낙 비싸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이나 의사들이나 연봉의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이들의 노동의 가치는 모두 신성한 것이므로 서열을 매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대인 님이 예전의 책들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기성세대가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던 고성장 시대에는 웬만한 장사를 하면 망하지 않았고, 웬만큼 투자하면 성공할 기회가 많았고, 삶의 패턴도 안정적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월급을 모아 아파트 청약을 하고, 두세 번 평수를 넓히다 50대 중후반에 퇴직을 하고 퇴직금으로 10-20년 뒤의 여생을 마무리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성장시대로 변변한 일자리를 잡기도 힘들고, 일을 하는 동안도 매우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퇴직시기도 과저보더 더 빨라졌습니다. 게다가 자동화, 기계화로 사람을 대체할 로봇과 인공지능이 등장했고, 이런 시대흐름을 빨리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한국에서는 일자리의 성격 또한 더 급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는 쌓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커진다. 지혜화 통찰력, 전문성을 오랫동안 꾸준히 쌓아가면 젊은 사람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생긴니다. 노후에 하는 일이 죽지 못해 하는 일이 아니길 바란다면 일찍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아가야 한다. (본문 201-202쪽)
우리나라 노후대책은 기승전결 치킨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50대 초중반에 쫓겨나가시피 직장을 나와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치킨집 창업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흙수저 부모 밑에서 태어 난 아이가 금수저로 신분상승하기는 어려운 사회입니다. 많은 슬픈 이야기지만, 냉정하게 생각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연간소득 2억~3억 이상 되는 집에서 연간 몇천 만 원의 사교육비를 들여 명문대학에 보낼 수 있다면 남는 장사이지만, 연간 5천~6천만원인 가정에서 연간 1천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들이는 것은 우월전략이라 보기 어려운데, 이는 현행 제도에서는 비슷한 학습능력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많은 재력을 가진 부모 밑에서 난 자녀들이 사교육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본문 269쪽). 정말 똑똑한 아이여서 혼자서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간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라리 자녀가 관심 갖는 분야에서 적성과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월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차라리 사교육 시간을 줄이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여행을 가거나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활동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력과 판단력, 공감능력을 키워 줄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 개척할 힘을 키워 경제적으로 10년 더 일찍 자립할 수 있고, 결국 부모들도 노후를 10년 더 일찍 준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벌써 40대 중반이 되었는데, 앞으로 나는 무엇을 준비하며 살아야할지 아무 생각없이 살아왔습니다. 나의 노후를 위해 어떤 비장의 카드를 갈고 닦아야 할지,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서포트 해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