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 - 前 서울대 병원장 한만청 박사의 유쾌한 암 치료론, 개정증보판
한만청 지음 / 시그니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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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 암을 이겨낸 전 서울대 병원장 한만청 박사의 유쾌한 암 치료론, 시그니처, 2017

암환자가 되면서 암치료법이나 식이요법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유방암 명의로 손꼽히는 아산병원 안세현교수님의 <유방암 환자를 위한 치료 안내서>는 전공서적 공부하듯히 형광펜으로 마킹하고, summary 까지 해가며 읽었고, 서울대 유방암 명의 노동영교수님의 논문도 읽었습니다. 내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왜 걸렸는지 이유가 궁금해졌고, 앞으로 어떻게 치료가 진행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수술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안세현교수님의 책은 틈틈히 들여다 보며 앞으로의 치료계획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대처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임상영양사와 의사들이 공동집필했다는 책은 영양학을 전공한 제가 봐도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식사라기 보다는 요리에 가까웠고, 실제로 암을 이겨낸 사람들이 쓴 경험이 녹아 있는 식이요법이 들어 있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저렇게 해 먹지는 못하니 큰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암을 이겨낸 전 서울대 병원장 한만청 박사님의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를 읽었는데, 그 동안 내가 암에 대해 너무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와 비슷한 말을 아산병원을 함께 가 준 선배부부에게서 처음 들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암에 잘 걸리는 체질이 되었으니 잘 있다가 돌려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쁜 암, 나를 이렇게 만든 암을 싸워 무찔러야지 하는 생각으로 암에 집중에서 일년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의 저자인 한만청 박사님은 1998년 간암 진단 후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했지만 두 달만에 폐로 전이되어 생존률 5% 미만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2006년 방광과 간에 암이 생겼습니다.그 후로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19년 동안 암과 친구가 되어 지내고 계십니다. 암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말이 재발이나 전이일 것입니다. 특히 전이가 되면 생존률이 급격히 낮아져 손을 쓸 수 없이 죽게되는거라 생각했습니다. 다시는 암 같은 중대한 질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핸드폰에는 수술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카운팅을 하는 앱을 깔아뒀습니다. D+469. 5년 후 완치판정을 받을 날이 하루 속히 왔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10년 후에 재발이나 전이이나 재발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평생 잘 관리해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200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미국 임상암학회 회장이 "암은 결국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과 같은 만성질환의 대열로 들어오고 있다"고 선언했다는 걸 알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쉽게 낫지않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병이라니 하다가도, 잘만 관리하면 재발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되면서요.

암을 이겨내는 비결은 무리하지도 말고, 참지도 말며 일상을 즐기며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을 하면 암이 재발될 확률이 50%나 줄어들고, 장기간 복용해야하는 항암제 타목시펜 때문에 골다공증이 걸릴 수 있으니 운동을 꼭 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어떤 때는 정말 힘들 때도 있고, 하기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괴롭지만 참으면서 운동하는 것, 많이 할수록 좋다는 편견을 버리라고 말합니다. 내 몸의 균형을 적당히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왼쪽 겨드랑이의 림프절을 2개 잘랐는데 왼쪽 팔이 부자연스럽게 돌아가고, 팔 힘도 없고, 어떤 때에는 아침에 출근하는게 너무 힘이들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출근한 적도 있습니다. 한만청박사님은 암 환자느 시시때때로 고통이나 절망, 두려움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그럴 때마나 무참히 당하고 있지 말고, 고통이나 절망, 두려움이 엄습해 올 때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하는 삶의 활력소, 삶의 탈출구를 찾으라고 권유합니다. 그것이 곧 암을 이기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며 건강관리를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곤하면 일찍자고 아침에도 좀 늦게 일어나면 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다 해내지 못하는 데 대한 부담감과 짐을 내려놓아야겠습니다. 주말에는 아이랑 같이 영화도 보고, 뮤지컬, 연극, 전시회도 보러다니며 활력을 찾아야겠습니다. 내 몸에 머물다가 언제가는 결국 떠날 암과 친구가 되어 잘 지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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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선대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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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선대인, 인플루엔셜                                                                   


경제에 무뇌안인 저에게 친구가 추천해 주었던 책이 선대인의 책이었습니다. 친구는 저에게 선대인, 워렌 버핏의 책 몇권을 추천해 주면서 꼭 공부해야 할 책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인터넷에서 주문했고, 제 친구처럼 몇십번씩 읽으며 공부해야지 했었는데, 한번 겨우 읽었네요. 경제는 뭔가 어려운 느낌이 듭니다. 오래간만에 선대인 님의 책을 다시 읽게 되어서 무척 반가웠고 기대감이 컸습니다.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피터 드러커의 책을 밑줄 그어가며 읽었던 때를 상기하며 임팩트를 기대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조금은 평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대인님의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밑줄 좍좍 그어가며 몇번을 읽을 수 있는 책일지 모르겠으나, 저에게는 그리 획기적인 분석도 아니었고, 그동안 여러 경제학자나 미래학자들이 얘기했던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정치 상황 등을 데이터화하여 분석할 결과를 토대로 예시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어 조금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한국형 일자리, 한국형 미래사회 분석인 셈입니다.


선대인이 말하는 한국형 일자리의 7가지 변화는 미래에는 일자리 갯수가 줄어들고, 기업과 일자리의 수명이 짧아직, 중간기술 수준의 직업이 가장 위험하며, 작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가 생겨나고, 고차원의 사고능력이 필요한 일의 가치가 커지며, 비효율적인 분야의 효율화에 주목해야하고, 전문직의 하향화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화이트 칼라에 대한 사회적인 존경과 기대감이 컸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자 붙은 직업인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의 직업은 사회적인 지위와 부가 보장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럽에서만 해도 인건비가 워낙 비싸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이나 의사들이나 연봉의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이들의 노동의 가치는 모두 신성한 것이므로 서열을 매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대인 님이 예전의 책들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기성세대가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던 고성장 시대에는 웬만한 장사를 하면 망하지 않았고, 웬만큼 투자하면 성공할 기회가 많았고, 삶의 패턴도 안정적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월급을 모아 아파트 청약을 하고, 두세 번 평수를 넓히다 50대 중후반에 퇴직을 하고 퇴직금으로 10-20년 뒤의 여생을 마무리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성장시대로 변변한 일자리를 잡기도 힘들고, 일을 하는 동안도 매우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퇴직시기도 과저보더 더 빨라졌습니다. 게다가 자동화, 기계화로 사람을 대체할 로봇과 인공지능이 등장했고, 이런 시대흐름을 빨리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한국에서는 일자리의 성격 또한 더 급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는 쌓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커진다. 지혜화 통찰력, 전문성을 오랫동안 꾸준히 쌓아가면 젊은 사람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생긴니다. 노후에 하는 일이 죽지 못해 하는 일이 아니길 바란다면 일찍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아가야 한다. (본문 201-202쪽)


우리나라 노후대책은 기승전결 치킨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50대 초중반에 쫓겨나가시피 직장을 나와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치킨집 창업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흙수저 부모 밑에서 태어 난 아이가 금수저로 신분상승하기는 어려운 사회입니다. 많은 슬픈 이야기지만, 냉정하게 생각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연간소득 2억~3억 이상 되는 집에서 연간 몇천 만 원의 사교육비를 들여 명문대학에 보낼 수 있다면 남는 장사이지만, 연간 5천~6천만원인 가정에서 연간 1천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들이는 것은 우월전략이라 보기 어려운데, 이는 현행 제도에서는 비슷한 학습능력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많은 재력을 가진 부모 밑에서 난 자녀들이 사교육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본문 269쪽). 정말 똑똑한 아이여서 혼자서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간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라리 자녀가 관심 갖는 분야에서 적성과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월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차라리 사교육 시간을 줄이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여행을 가거나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활동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력과 판단력, 공감능력을 키워 줄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 개척할 힘을 키워 경제적으로 10년 더 일찍 자립할 수 있고, 결국 부모들도 노후를 10년 더 일찍 준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벌써 40대 중반이 되었는데, 앞으로 나는 무엇을 준비하며 살아야할지 아무 생각없이 살아왔습니다. 나의 노후를 위해 어떤 비장의 카드를 갈고 닦아야 할지,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서포트 해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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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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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살아가는 동안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인플루엔셜, 2017.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이 책을 받아 든 순간 한참 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쉽사리 책장을 열지 못했습니다. 부모님과 저는 서른 두살, 스물일곱살 차이가 납니다. 어릴 적 든든하기만 하시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 초라해지고 계심을 느끼게 되더니, 나이가 점점 드실수록 서운해 하시는 일도 많고, 화도 잘 내시고, 애가 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리사랑이라는데 평생을 본인 생각만 하시면 살아온 것 같은 아빠는 70대 노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본인 위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언젠가 TV에서 일제강점기, 해방, 6.25를 겪으신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세상 어려운 일은 다 극복해 내신 분들이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세대를 살아왔기에 요즘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은 끈기가 부족하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상 어려운 일을 다 이겨내신 분들이라 당신이 경험하신 것이 최고이기에 당신의 생각이 옳고, 다른 방법이나 노력은 헛수고 일뿐이라고 생각해서 사사건건 본인의 뜻대로 하려고 자녀들을 닥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정말 딱 그랬습니다. 막내동생까지 자녀들이 이미 다 40대가 되었는데, 무조건 당신의 뜻대로 해야한다고 우기십니다.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을 펼때면 정말 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버럭 화를 내면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 살아계셔서
참으로 다행이다. (141쪽)
저자는 밤에 평온하게 코까지 골며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가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감정적이 되어서 화를 폭발시켜도 침착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면서요. 물론 불같이 활르 내며 퍼붓는다면 어찌될지, 그런 상활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 살아계셔서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저와 아들은 서른 세살 차이가 납니다. 앞으로 30년 후면 아들이 내 나이 정도인 40대가 되고 내가 부모님 나이인 70대가 되는데 그때 아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나도 지금 우리 부모님 세대들처럼 자기 고집만 주장하는 사람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지금도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한데, 암이 재발하거나 골다공증이 오거나 관절염이 생기거나 해서 걸음도 잘 못걷게 되면 아이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겨울, 새벽에 눈이 왔다가 비로 바뀌어서 빙판길이 되었습니다. 조심히 걸어야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넘어져서 양 무릎이 많이 긁히고 멍이 들고, 딱지가 떨어지기까지 2주 넘게 고생했습니다. 40대인 나도 이런데 70대, 80대가 되면 우리 부모님은 조심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를 읽으면서 부모님을 대하는 내 생각과 시선이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종일 누워만 있던 아기가 어느날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를 하고, 옹알이만 하던 아이가 엄마 아빠 이모, 하부지를 말하더니 이제는 논리정연하게 엄마인 저에게 자기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아이는 없을 겁니다. 큰 상처가 아니라면 부모는 아이가 상처를 입더라도 화들짝 놀라는 일 없이 침착할 수 있습니상대가 아이라면, 오늘은 할 수 없었지만 내일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걷게 되거나 상처 하나 없이 다. 물론 아이가 상철를 입는 것이 좋을 리 없지요. 하지만 그럼으로써 뭔가를 배울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부모의 경우는 다릅니다. 오늘 할 수 있었던 일을 내일은 못하게 될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할 수 없는 일을 조금만 기다려주면 할 수 있게 되리라는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본문 130-131쪽)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은 큰 스트레가 되고, 이 차이가 열등감을 만든다고 합니다. 어쩌면 저도 부모님도 나이드셨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처럼 마음먹은대로 다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부모님을 젊으실 때의 모습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자식의 관계에서도 '자식' 혹은 '부모'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195쪽)

자식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틀린 얘기를 하셨을 때 더이상 못듣겠다고 고쳐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결국 언성이 높아지고, 감정에 휘말려 싸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눈 앞에 있는 사람이 부모님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친구라면 어떤 자세로 이야기를 나눌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모님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연습을 해 봐야겠습니다.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하는 일을 저자는 살아가는 동안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라고 했을 만큼 쉽지 만은 않은 일임에 분명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그래도 지금 살아계시니 감사하다 생각해야겠습니다. 판단력이 점점 흐려지고 고집만 피우는 노인이 될지라도 나의 부모님이라는 절대적 존경과 가치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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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다 - 적폐를 청산할 전투형 리더 이제는 이재명이다
김세준 지음 / 매직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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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다: 적폐를 청산할 리더, 이재명> 김세준 지음

뉴스를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행보를 보면서 이 분에 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위즈덤하우스에서 출판된 <이재명은 합니다>를 읽어볼까하다가 이재명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궁금해, 김세준님이 쓴 <이게 나라다>를 읽어 보았습니다. 프롤로그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첫 번째 이유에는 당신의 자리는 차가운가? 따뜻한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적폐의 장본인이 2014년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우리 사회 구석구석의 뿌리 깊은 적폐를 해소하지 않고는 국민 안전은 물론 경제 부흥도 국민 행복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적폐 상황을 유지해 온 자들이 또다시 땔감과 따뜻한 바닥을 독차지하는 상황을 바라만 보거나, 차가운 바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차가운 바닥을 조금은 따뜻하게 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리더에게 미래를 맡기거나, 차가운 바닥을 직접 경험해서 그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며 향후에도 국민들과 함께 적폐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는 리더를 찾아 함께 이 판을 뒤집는 것이라고 합니다(9-10쪽).

이 책은 1부 이재명 시장의 인생 연구에서 이재명 시장의 인생에 대한 패턴을 분석하고 어떻게 그가 민중과 아이들, 청년들, 위안부 할머니,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살아오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의 인생을 3단계로 나누면 첫번째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목걸이 공장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공장 노동자가 되었다가 산재로 6급 장애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후각이 마비되고 왼팔이 제 기능을 못하는 장애인이 된 그에게 성공 모델은, 군복을 입고 군기 잡는다며 출퇴근 때 마다 빳다를 치는 관리자였고,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두 번이나 자살시도를 했고, 그 후론 죽을 힘으로 살겠다고 목숨걸고 공부를 시작했고 장학금에 생활보조금까지 받으며 대학에 진학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사법시험 합격 후 따뜻한 바닥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인권변호사의 길을 택했고, 성남시장 당선 후에도 소외계층을 위한 싸움꾼 시장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성남시장에 재선되었지만 차가운 바닥에 사는 사람들을 따뜻한 바닥으로 끌어 올리는 방법을 선택해 이루어 나가는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이재명 시장의 인생을 3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그 당시의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도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고 부역했던 친일파는 친미파가 되었고, 그들이 현재 기득권이 되었다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본격적인 적폐가 시작된 것은 박정희 정권 때이고, 역대 대통령을 거쳐가며 점점 더 심해지더니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는 정점을 찍게 됩니다. 일제강점기와 6.25를 겪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노력해서 안되는 일이 뭐가 있냐며 요즘 젊은이들이 노력이 부족하고 끈기가 없다고 말씀하시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밝혀진 사실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과, 금수저 부모 밑에서 태어나지 못한 흙수저 아이들은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차기 리더는 여왕 혹은 왕으로 군림하며 백성들을 혈세를 빨아먹는 사람이 아니라 서번트(종)으로서 일할 사람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잡은 권력을 남용하고, 온갖 명분을 앞세워 자신과 재벌들의 부만 축적했습니다. 유신정권과 독재정치를 했던 박정희대통령, 코묻은 돈까지 성금으로 걷어갔던 평화의 댐 건설의 장본인 전두환대통령은 그 외에도 수많은 비리가 드러났고, 4대강으로 자연을 무차별 훼손하면서 폭리를 취한 이명박대통령, 최순실의 아바타로 무능력한 대통령임을 여실히 보여준 현 대통령까지, 정말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일조를 한 대통령들의 행적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더 정신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재명 시장이 대통령이 되던 혹은 다른사람이 대통령이 되든 적폐청산, 재벌해체와 경제회복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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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 몸과 마음, 물건과 사람, 자신과 마주하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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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50살이네요, 히로세 유코 저(글담)

20대에서 30대로 갈 때 단지 한살 나이가 더 먹는 것 뿐이었는데, 무척 불안해하고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이 달라질 것만 같았었는데, 막상 30대가 되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애키우며 직장 다니느라 바삐 살다가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갔고, 벌써 4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가끔씩 내 나이를 상기하게 될 때 마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내가 40대, 그것도 중반이라니! 마음은 아직도 30대이지만, 몸은 40대가 맞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하고, 온몸이 뻣뻣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40대까지 달려왔지만, 50대는 좀 다르게 맞이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50살이네요>를 읽게 되었네요. 백세 시대이니 50대가 되어 봤자 이제 반편생 산 것이겠지만,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왔던 그동안의 삶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 히로세 유코의 모습을 보면 평화롭고, 자유롭고, 그저 감사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빨리 한 사람에게는 50대면 아이는 다 키워놓았고,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물론 저는 50대가 되어도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있어 더 힘들게 보낼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저자는 언제는 가고 싶으면 떠나기 위해 잘 보이는 곳에 여행가방을 놓아두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정말 사고 싶었던 디자인의 가방으로요. 매일 사용하는 것은 매일 사용하니까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듯이, 가끔 사용하는 것은 가끔씩만 사용하니까 더욱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는 것을 고르고 싶었다고 합니다(본문 72쪽). 사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내 물건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나름 괜찮은 품질에 가격대비 저렴한 것을 골랐습니다. 50대가 되었을 때에는 나를 위해 좋은 것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구역예배 모임이 있어 50대 혹은 60대 권사님들 댁에 가보면 집이 정말 깔끔합니다. 우리집은 아이 장난감과 책, 아이가 만들어온 다양한 만들기 작품까지 정리안된 수많은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데, 어른들의 집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깔끔합니다. 필요없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 앞으로의 일을 준비하고 계시니까 그렇겠지요. 

히로세 유코처럼 저도 오랫동안 사용한 물건과 함께 나이가 들어가고 있나 봅니다. 승용차도 10년이 훨씬 넘도록 같은 차를 타고 있고, 옷은 기본적으로 10년이상 된 것들이 수두룩합니다. 오래 사용해서 나에게 친숙한 것들이라 늘 손이 갑니다.

저자는 10대 후반부터 홍차를 마셨다고 합니다. 홍차를 마시면서 나를 리셋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저도 커피나 차를 좋아합니다. 나를 위해 수고스럽게 원두를 그라인딩하고, 핸드드립커피를 만들거나 스팀밀크를 내고 에소프레소를 추출하여 카페라떼를 만들기도 하고, 1초에 한방울 씩 떨어지는 더치커피를 3시간 넘게 걸려 만들기도 합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 놓고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는 시간을 참 좋아하는데, 저자의 말처럼 아마도 나를 리셋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어쩌다보니 50살이네요>를 읽고 나니 50대는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면서 무리하지 않도록 살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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