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기관장의 공공기관 분투기
윤태진 지음 / 일월일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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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기관장의 공공기관 분투기, 윤태진 지음, 일월일일

<낙하산 기관장의 공공기관 분투기>라는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책은 3년 동안 공공기관장으로 혁신을 이루어 낸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공공기관을 정상 반열에 올려 높은 이야기가 아니라 혁신을 위한 경영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발령을 받은 다음날 처음 관사에 들어가면서 덜렁 몸만 가는 바람에 엄동설한에 이불도 없이 잤다는 얘기에 허당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견제하며 지켜보는 사람들, 관행과 경직된 사고의 직원들, 언론사들의 매서운 시선 속에서도 본인의 철학으로 이끌어 가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다. 때로는 직원들을 다독거리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때로는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은 과감히 돌내기도 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사기업을 거쳐, 더불어 민주당 정책실장,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한 분이다. 소위 낙하산 인사로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식품 쪽 일은 전혀 해 보지 않았으며, 학위도 경영학 석사이다. 퇴임 후에는 대부분의 기관장들이 그렇듯 교수 아니면 정치인이 되는 거는데, 현재 전북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부정적 의미의 낙하산 인사로 기관장이 된 분 같지만 이책을 읽으면서 식품 쪽 일을 하지 않았고, 영업, 기획, 경영 쪽 일을 했던 분이었기에 신생 기관을 건실한 공공기관으로 성장시켜 놓았던 것 같다.

"혁신의 적은 내부에 있다."

어떤 일을 잘하려 노력하면 그것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일수록 정정당당히 앞에서 얘기하지 못하면서 얼굴 없는 제보자로 뒤에서 안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뭔가 일을 추진해 보려는 사람들의 기운을 빼곤 한다. 앞으로 달려 나가려는 사람의 옷자락을 자꾸만 잡아 뒤로 끌어당기면 결국에는 기운 빠져 주저앉게 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섬칫했다. 으쌰으싸 같이 앞으로 나아가기위해 힘을 모으고 있었는데 방해하거나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은 함께 하기 힘들다. 저자는 과감이 이들을 도려냈다. 전체를 이끌어야할 기관장이니 과감한 모습도 필요한 법이다.

공공기관 기관장으로서의 업적을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어느 부분에서 부터는 자기계발서, 처세술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자리에 앉거나 이루어 낸 사람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되니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은 프라이드가 매우 강한 분이었는데, 학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당당하게 말했었다. "나 몰라요? 나 유명한 사람인데......" 교수님 옆에 서 있을 때는 쥐구멍이라고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유명한 사람은 남이 알아주는 것이지 내가 떠벌리고 다니는 건 아닌데 말이다. "내가 잘 나가서 질투하는 거야"처럼 자기체면과도 같은 말을 종종 하셨는데, 인생에서 때로 이 말이 약이 되는 순간이 있었다.

저자는 "존중의 욕구는 낮은 존중감과 높은 존중감이 조화를 이루어야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하고 있다. 낮은 존중감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기를 원한다. 주로 지위•명성•돈•권력 등에서 형성되는 존중감이라고 한다. 드라마에서 보면 지위나 명성, 돈, 권력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손에 지어지면 정말 대한한 것을 가진냥 자신의 권력과 재력으로 남을 짓밟기도 한다. 높은 존중감은 외적인 것과 무관하게 내면의 강인함, 숙달, 자신감, 독립성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더많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 자기 내면을 더욱 성숙하게 하려는 모습으로 표출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내가 생각한 만큼 타인이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 반발하거나 과대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반대로 타인이 나를 높게 생각해도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자기발전 노력을 강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자기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자기학대와 자괴감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 고학력자일 수록 이런 성향이 강한 것 같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사람마다 다르니,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기 위해서 쓴 책이 아니다. 저자는 기관장으로서 업무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나의 자아실현의 욕구가 무엇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탁월한 것은 무엇이고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등 인생의 선배로서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 뿐만 아니라, 사기업이던 공기업이든 팀장 혹은 임원으로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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