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 ‘척’에 숨긴 내 마음을 드러내는 시간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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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이주희 지음, 청림출판

마흔이 넘은 것도 끔직한데, 이제 곧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51년을 살았고, 18년을 공부했고, 21년 직장생활을 했고, 20년째 결혼생활 중인 저자 이주희님은 저와 많이 비슷합니다. 저는 48년을 살았고, 21년을 공부했고, 18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18년째 결혼생활 중입니다. 그래서 묘한 동질감에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너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반평생을 살아온 저자는 나잇값에 대한 고민, 불안한 오십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십이 된 우리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대변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체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밤새워 일을 해도 아무렇지 않게 또 일을 했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잠이 부족해도 몸이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더이상 상쾌하지 않고 이렇게 앞으로 50년을 더 살 생각을 하니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저자처럼 저 역시 적당히 여유롭고 적당히 건강한 중년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녹록치가 않습니다.

90년대 생들과 일하다 보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한 말들이 정작 상대방에게는 위해(해를 가하는)가 되어 버릴 때가 있습니다. 쓸데 없는 오지랖이었구나 싶지만 주워담을 수도 없고, 또 가만히 두자니 입이 근질근질 합니다. 삼사일언 삼사일행(한 마디 말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고 한 번 행동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라)는 말을 마음에 새겨야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으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화려하고 멋진 옷과 명품백을 들어야 하는 나이는 지난 것 같습니다. 옷 고르는 시간이 아까워 검은 색 터틀넥과 청바지만 입는 스티브 잡스처럼, 화려한 외모보다는 내면이 꽉차서 아름다운 향기가 묻어 나오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인턴>에서 칠십 세 인턴 역을 아름답게 소화했던 로버트 드니로가 오버랩되었습니다. 클래식하면서도 튀지 않는 깔끔한 수트를 입은 로버트 드니로는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자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와 융화가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제는 어른의 냄새, 책임의 냄새, 성실의 냄새에 익숙해 지고, 사람의 향기에 취하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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