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관계에서 비워야 할 것들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유미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50대, 관계에서 비워야할 것들

곧 50을 목전에 둔 48번째 생일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서른이 되었을 때 세상이 두 쪽이 날 것처럼 불안하고 두려웠었는데, 마흔이 될 때에는 생각보다 편안했고, 다행히 쉰이 되는 것도 그다지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마흔을 불혹이라 했지만 저는 여전히 얇은 팔랑귀로 온갖 유혹에 흔들리는 40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쉰을 지천명이라 했는데, 과연 50대에는 하늘의 뜻을 알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인간의 수명을 100세라고 했을 때 50대의 인생의 후반전에 해당됩니다. 팔팔하게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하면 좋겠지만 이미 몸은 예전같지 않고 여기저기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젊지는 않고, 그렇다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 50대, 경험치가 많이 쌓였으니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이어주는 충분한 가교역할이 가능한 나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50대는 인간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부부나 부모와의 관계, 자녀 혹은 형제와의 관계, 친구나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서의 처방전 뿐만 아니라 불안과 고독을 위한 처방전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와의 관계 부분을 읽을 때에는 밑줄을 그어가며 읽게 되었습니다. 625를 경험한 우리 부모 세대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았습니다. 근검절약이 몸에 베인 부모님 세대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경험이 전부이라고 생각하시니, 자녀들과 자꾸 부딪히게 됩니다. 시대가 바뀌면 경험의 결과도 바뀌기 마련인데, 본인들의 경험을 과신하며 아직 네가 젊어서 모른다며 자녀들도 자신의 뜻을 따르기를 원합니다. 그러다보니 부모는 나이가 들수록 완고해지고, 머리가 자라 어른이 된 자녀들은 사사건건 나이든 부모와 부딪히게 됩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부모님과 가까이 사는 남동생이 왜 부모님과 자꾸 싸우게 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방법은 단 하나, 자녀들 역시 부모를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드신 분과 함께 걸을 때 물리적으로 빨리 걷지 못한다는 것은 알면서, 변화에 약해진 부모님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도 빨리 걷지 못한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사춘기 아들, 김정은도 무서워한다는 중2 아들을 둔 저는,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처방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잔소리를 하면 할수록 반발이 세어지고 자기할말 다하는 아들과 싸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아이를 너무 품안의 자식으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당장 내 눈에는 성에 차지 않더라도, 자녀의 말을 찬찬히 들어보면 나름대로 신중하게 잘 생각했구나 감탄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자녀는 각자 저마다의 모습이나 속도로 성장해간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은 하되 감정을 건드리는 말을 삼가하도록 노력하며, 부모는 항상 자식의 편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지지하며 응원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직장생활에서 파벌형성, 편가르기는 꼭 있기 마련입니다.

질투심 많고, 저울질하고, 뒤에서 험담하기를 좋아하는 속물근성을 가진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들의 언행은 불안감과 많은 상처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자신을 부정했다고 생각하고, 적으로 간주하고 괴롭힌다고 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은 덜 억압적인 파벌에 속해서 편가르기에 열심인 사람들을 부정하거나 경멸하지 않도록 하거나 완전히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며 어떤 파벌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편 가르기를 조장하면서 무리 지어 다니지 않고 오롯이 혼자 행동하는 사람은 진정한 의미에게 어른이라고 말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진정한 어른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부끄러워졌습니다. 저자의 처방처럼, 내 안의 속물근성을 내려놓고 살아가다보면 나를 괴럽히는 속물근성을 가진 여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지는 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직장내에서 적을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50대가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서 내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하니, 책임감이 더 무거워집니다. 이 책의 처방들을 명심한다면, 30대, 40대 치열하게 살면서 인간관계에 모가 났었지만, 50대에는 좀더 둥글둥글하게 다듬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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