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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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이야기 보다는 ‘여성’, 한 명의 ‘인간’이 겪는 혼란과 혼동 속 내면을 파고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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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여성이 겪는 우울증, 산후 정신증의 기록이다. 바다와 같던 아기 눈에서 어느 날 마주친 악마, 그 전과 후의 시간을 담아냈다.
한국계 미국인인 작가가 서로 다른 두 문화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듯 ‘여성’으로서의 개인의 삶과 ‘엄마’의 모습 사이에서 겪는 혼란을 기록한 에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다. 하지만 텍스트를 읽고 있으면 ‘에세이’라는 장르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저자의 기록은 여성과 임신, 사회 관습과 모성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에 질문을 던지고 그 속에 서 있게 했다.
모성은 무엇인가? 탄생과 함께 찾아오는 본능인가, 사회제도가 몰아넣어 끼워 맞추는 다수의 가치관인가.

나는 엄마였고, 여전히 내가 엄마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나를 정의하는 단 하나의 정체성이었을까? 나를 따라오는 그림자였을까? 나를 설명하기 위해 내 이름 뒤에 붙는 단어였을까? 옷처럼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는 무언가였을까? 확신할 수 없었다. - P189

내 나이는 서른살이었다. 어머니가 나를 임신했던 나이와 같았다. 또 외할머니가 어머니를 임신한 나이도 서른살이었다. 마치 내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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