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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미숙.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9년 4월
평점 :
작가로서의 감성이 유난히 풍부했던 미야자와 겐지는 37살에 요절한 시인이자 동화작가다. 이 책에는 한참 창작활동에 힘쓸 나이에 급성폐렴으로 사망한 작가의 단편 6편이 수록되어 있다. 일본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도 절찬리에 방영됐던 '은하철도 999'의 모티부가 되었던 '은하철도의 밤, 돌배, 요다카의 별, 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 첼리스트 고슈, 고양이 사무소' 등이다.
'은하철도의 밤' 편에 등장하는 주인공 조반니와 그의 친구 캄파넬라가 우주를 달리는 열차를 타고 함께 여행하면서 겪으면서 경험하는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한참 호기심이 하늘을 찌르듯 하는 나이지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면서 외로움도 타고 호기심도 억누를 수가 없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등장하지만 그들만의 감수성으로 이를 잘 극복한다는 이야기다.
'돌배' 편에는 바닷가 갯벌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게 세 마리가 등장합니다. 아빠 게, 형 게, 동생 게. 이렇게 말이죠. 어느날 바닷가에 흘러 들어온 돌배를 보고 이를 쫓으며 게들이 신비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아주 짧지만 메세지가 강렬한 기 같은 단편이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돌배를 보고 놀란 게 세마리를 보며 새로운 것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절로 묻어나는 것 같다.
세 번째의 소설 '요다카의 별' 편에는 하늘을 나는 '새' 이야기입니다. 요다카는 못생긴 새였지만 나름 자긍심이 대단한 새다. 남들은 흉보고 놀리지만 항상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팢으려고 노력하는 새다. 어느날 찾아온 '매'로부터 '이치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를 강하게 부정하고 저 높은 하늘을 향한 날개짓으로 별이 되어 하늘로 올가간다는 이야기다. 이게 '나'야 라고 소리치면서 말이다.
이밖에 '바람의 아들 마타사무로, 첼리스트 고슈, 고양이 사무소'도 마찬가지로 작가가 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작가인지, 교육자인지을 극명하게 보여지는 소설들이다. 작가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린아이와 같은 감수성이 절로 흐름을 알 수 있다. 좀 더 오래 살아서 더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이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