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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기도 소타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1년 2월
평점 :
'학교'라는 공간은 어쩌면 가장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아무도 없는 학교는 공포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는 학교는 다른의미로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한다. 반면 학교를 채우는 학생들로 인해 애정어린 공간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학교가 소재가 되는 소설은 뻔할수도 있지만 기대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학교만큼 독자에게 공감형성이 쉽게 되는 소재도 없을것 같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 특유의 감성이 살아 있는 이 책은 기도 소타라는 작가의 데뷔작이다. 데뷔하자마자 긴테레상을 수상하고,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일본에서는 이미 큰 호평으로 소문이 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학교'라는 공간을 '학교전설' 을 둘러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집단따돌림' , '입시 스트레스' , '차별과 편견', 등 어쩌면 학교가 전부인 학생들에게는 절망적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생겨날수밖에 없는 기댈수 있는 '존재' 에 대한 이야기가 다소 흥미롭다.

이학교의 전설로 전해 내려오는 '유리코님' 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학교내에 있는 여학생들중 이름이 '유리코' 인 사람은 누구든 절대권력을 가질수 있다는 '전설' 이다. 단, 이름이 유리코인 학생들 끼리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한다. 단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전설' 에 대해서 콧방귀를 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격리된 공간인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는 '기대고 싶은 존재' 로 탈바꿈하는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원래는 여학교였지만 세상의 흐름에 맞춰 남녀 공학이 되고도 이 학교에서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그 배경은 '유리코님 '이 존재한다.

전설의 시작은 '유리코'라 불리는 여학생의 자살에서 시작한다. 그후, 유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여학생의 말을 거스른 사람에게는 불행이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인 룰이 만들어지게되고, 유리코라는 이름으로 입학한 여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유리코님'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 '유리코' 는 이 이야기의 저주를 믿지 않는 단 한명의 친구인 '미즈키'의 존재로 인해 힘든 학교생활을 겨우 버텨나가지만, 한명이 아닌 학교에 있는 학생들 모두가 믿고 행동하는 상황속에서 혼자 다른 유리코들과의 경쟁에서 힘들어하면서도 학교생활을 이어갈수밖에 없다.
소설의 이야기는 심플하게 보일수 있지만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인물들과의 심리와 긴장감 넘치는 주인공의 심리상태로 인해 읽는 동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2021년 3월 wavve 에서 드라마를 독점공개 한다고 하니 한번쯤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