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마다 작은 우주 같아요

모든 것마다 작은 우주 같아요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물들의 비밀
구스타보 푸에르타 레이스 지음, 엘레나 오드리오솔라 그림, 주하선 옮김 / 봄나무 / 2025년 4월

작은 물건 하나하나가 다 우주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나 잠시 생각해본다

<모든 것마다 작은 우주 같아요>는 바로 그런 특별한 감정을 소중하게 담아낸 책이다

집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추, 저금통, 나무 숟가락 같은 평범한 물건들을 아주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냥 무심히 지나치던 사물들이 알고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와 비밀을 품고 있는지, 하나하나 펼쳐 보이며 소개해 주고 있다

"어떤 대상의 주의를 기울이려면 우리가 그것에 흥미가 있거나 호기심이 생겨야해"

"그전까지 별 의미없던 걸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나니까 의미가 생긴거지"

이 문장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열리는 느낌이다

마치 김춘수의 "꽃" 한구절 같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면, 단추 하나에도 역사와 디자인, 기능이 담겨 있고, 프리스비나 주사위에도 생각지도 못한 과학과 놀라운 상상이 숨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벽돌 무늬가 예술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고, 깔때기로 그린 그림이 있는 장면에서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어지며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책 속에는 총 14가지 사물이 등장하고, 각 장마다 그 사물의 기본 정보,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 감성을 자극하는 일러스트, 직접 해볼 수 있는 놀이와 활동이 가득 담겨 있다

아이들은 놀이하듯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어른들도 평범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감성을 깨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수록 평범한 것이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바쁜 일상을 잠깐 멈추고 주변의 물건들과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경험을 하고 싶을때 <모든 것마다 작은 우주 같아요>는 아마도 친구처럼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책상 서랍속 무심히 놓여있던 작은 단추 하나가 어쩌면 밤하늘에 떠 있는 작은 별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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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고양이손 3

무적의 고양이 손 3 - 문어빵 가게의 대단한 비법 ㅣ 무적의 고양이 손 3
우치다 린타로 지음, 가와바타 리에 그림, 한귀숙 옮김 / 키다리 / 2025년 4월

일본 속담중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무적의 고양이 손 3: 문어빵 가게의 대단한 비법>은 이 속담처럼 바쁘고 힘든 상황에 도움을 주는 고양이들이 활약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앞선 이야기들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이번 이야기는 여름 축제 기간, 문어빵 가게를 운영하는 카오리씨가 일손이 부족해 곤란해지면서 시작된다

축제기간 가게가 너무 바빠져서 정말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 된 것인데, 그러다 우연히 '무적의 고양이 손 대여점'이라는 광고지를 보게 되고, 고양이 손을 빌릴 수 있는 비밀스러운 가게를 알게 된다

이 가게에는 '옥돔 공주'와 '쓱 장군'이라는 특별한 고양이들이 있다

이 특별한 고양이들이 문어빵 가게 일을 도와주기로 하지만 일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다

경쟁관계인 맞은편 가게 주인 오니마사가 고양이 손들을 의심하고 방해를 시작하려 한다

오니마사는 개를 데려와 고양이들을 공격하려고 하고, 문어빵 반죽에 소금을 잔뜩 넣으려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고양이 손들, 특히 재치 있는 쓱 장군이 멋지게 대응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오니마사는 어떻게 되었냐고?

아니 글쎄 축제 무대에 올라 스타가 되었다던데 어떻게 된일일까??

책은 귀여운 그림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초등 저학년 친구들이 읽기 딱 좋은 구성인듯 하다

글씨도 크고 내용도 쉽고 재미있어서, 읽기 독립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리고 시리즈지만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너무 좋다

읽고 나면 옆나라 일본의 축제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선의의 경쟁과 서로 돕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그리고 다음번 고양이손은 무슨일을 하게 되려나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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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고래 대미의 모험

귀신고래 대미의 모험 ㅣ 책고래아이들 41
김명희 지음, 이윤정 그림 / 책고래 / 2024년 1월

고래가 주인공인 동화책을 읽으며 이렇게 마음이 뭉클할 줄 몰랐다

아마도 엄마 아빠를 잃은 고래의 성장이야기라서 엄마마음으로 읽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귀신고래 대미의 모험>은 상실과 두려움, 성장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약한 존재가 스스로를 믿고 세상에 맞서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대미는 태어나자마자 포경선에 부모를 잃고,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된다

몸도 작고 겁이 많으며, 다른 고래들과 다르게 큰 귀를 가졌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기도 하고 괴롭힘도 당한다

하지만 그런 대미가 "대장 고래의 길 지침서"를 발견한 뒤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바로 대장고래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다

바다의 위험 속에서 몸색깔이 붉은 빛으로 변하면서 힘을 내는 대미의 모습은, 마음속의 숨겨진 용기가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빛을 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인상 깊은 장면은 수염투성이 선장을 만났을 때의 대미이다

여전히 무섭고 떨리지만, 이제는 도망치지 않고 마주선다

그때의 대미는 이미 ‘대장 고래’가 되어 있었다

몸색깔만 붉은 색깔로 변신한 고래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자란 용기와 책임감이 진짜로 대미를 대장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힘없는 존재도 마음먹은대로 생각을 변화시키면 스스로 변화할 수도 있고, 상처받은 존재도 자신만의 빛을 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대미의 모험을 함께 지켜보며 모두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아기고래의 성장이라는 말보다 '견디고 이겨낸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대미의 여정을 응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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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의 그림책한스푼(@lael_84)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너를 처음 만난 날

너를 처음 만난 날 ㅣ 호랑이꿈 그림책 8
김영도 지음, 서지민 그림 / 호랑이꿈 / 2025년 4월

살아오면서 어떤 존재와의 첫만남을 그리고 마지막을 기억하는 한다는 것..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이 많은 추억과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너를 처음 만난 날>은 한 아이와 분홍 토끼 인형의 만남, 그리고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담은 따뜻한 그림책이다

아이는 토끼 인형과의 첫만남에 설레임을 느끼고, 함께 한 시간을 통해 깊은 애정을 느끼지만, 여행 중에 그만 헤어지며 큰 상실감을 겪는다

아이는 그 슬픔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괴로워하고, 그 마음은 책을 읽는 나의 마음까지 찡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친구가 생기면서, 아이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게 된다

누구든 익숙한 존재와의 이별이 슬프겠지만, 이 그림책에서의 아이는 그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고, 다시 마음을 내어주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인형 이야기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겪는 성장과 회복의 이야기인것 같다

마지막 마무리까지 정말 따뜻하게 되어서 읽으면서도 마음한켠이 훨씬 가벼웠다

거기에다 귀엽고 따뜻한 색연필 그림과 담백한 문장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잔잔한 위로와 공감을 선물한다

나에게 처음 기억나는 의미있는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7살 무렵 오빠가 수학여행갔다 선물로 사온 초록색바퀴에 초록색 끈이 달린 오리인형이었던것 같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아마도 자연물이 아닌 내 생애 첫 장난감이여서 그랬었나 보다

한동안 정말로 열심히 끌고 다니고 데리고 다니고 목욕도 시켜주고 했던것 같다

만난 날은 기억나는데 헤어진 날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수많은 존재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나의 삶도 더욱더 단단해져 가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지금의 내모습으로 살아 갈수 있는 거겠지..

내 기억속에 있든 없든 나를 스쳐지나간 모든 존재들이 나의 성장에 도움을 되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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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는 언제나 즐거워

로타는 언제나 즐거워 ㅣ 그림책은 내 친구 77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25년 4월

로타는 정말 언제나 즐거울 수 있을까?

사실 로타도 화가 나고, 속상하고, 울기도 한다

부활절 마녀 놀이를 하기로 했던 언니 오빠가 약속을 어기고 친구 생일 파티에 가 버렸을 때, 로타는 혼자 우두커니 서서 슬픔에 잠긴다

하지만 그 감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로타는 작지만 나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행동을 시작한다

엄마를 보고, 잡동사니 창고에서 안경을 찾아주고, 사탕 가게에 들르면서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 간다

특히 바실리스 아저씨와 함께 흘린 눈물과, 아저씨로부터 받은 초콜릿과 사탕 보물은 로타의 '부활절의 기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간질간질 웃는 로타의 모습은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결국 로타는 크리스마스 초콜릿을 몰래 풀숲에 숨겨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부활절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뭔가 고전적인 그림은 따뜻한 색감과 함께 로타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고, 이야기의 배경인 스웨덴의 부활절 풍습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은 밝고 긍정적인 아이의 귀여운 이야기이면서,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고 스스로를 움직여서 기쁨을 만들어가는 아이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난 언제나 즐거워!"라는 말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로타처럼 우리 모두 내안의 즐거움을 꼭 찾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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