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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그대로인데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6
박서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낯선 바닷가 마을로 이사 온 아이에게 바다는 그저 까끌까끌한 모래와 눅눅한 바람이 불어오는 불편함과 어색함이 가득한 공간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밀려든 풍경 속에서 마음의 문을 닫고 서 있던 아이에게 한 소년이 눈에 들어온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함께 피하고, 수평선을 향해 돌을 튀기며 차가운 물살을 함께 하는 동안, 경계심으로 가득했던 아이의 마음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아이의 행동으로 느낄 수 있다
늘 같은 자리에서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던 고요한 바다는, 소년과의 추억과 따스한 마음이 스며들며 비로소 아이에게 소중한 장소로 다시 태어난다
보통 여행을 갈 때처럼 장소가 사람을 바꿀 때도 있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니 사실 한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곳에서 만난 존재와 함께 한 시간인것 같다
이야기속 바다는 늘 같은 얼굴로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 바다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이 변하자 세상 전체가 눈부신 푸른빛으로 물든다
황순원님의 <소나기>가 생각나기도 하는 그림책이다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몰랑몰랑한 감정을 잘 드러내주는 그림도 너무나 따뜻하다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맑은 파도가 잔잔하게 밀려드는 듯한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긴다
세상은 늘 무심할 정도로 그대로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와 함께 나눈 다정한 시간과 온기가 스며들 때 그 낯설던 풍경은 비로소 내 마음을 품어주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바다의 도시에서 태어난 나에게 바다는 마음의 고향이기도 한데, 그림책속 아이에게도 바다가 그런 안식처가 되어주기를 바래본다
"언젠가 너도 이곳을 좋아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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