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구운 빵 시 읽는 어린이 157
김명희 지음, 송민영 그림 / 청개구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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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바닷가

아침 일찍

대왕암에는 시끌벅적

말미잘이

물을 뿜었다 뱉으며

플랑크톤을 내어 줍니다

작은 멸치들이 모여들어

배를 채웁니다

얼굴 쏙 내밀며

날치도 받아먹습니다

바위에 붙어 있던

따개비도

슬쩍,

눈치 보다 한입 먹고는

시침 뚝 떼고 앉아 있습니다

대왕암이

휙 둘러보고는

흐뭇하게 웃습니다

<토끼가 구운 빵>은 시인인 김명희 작가님이 바닷가에서 자라며 느꼈던 자연과 생명의 이야기를 정답게 풀어낸 동시집이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고, 아침 바닷가의 풍경부터 여름의 활기, 낯선 존재와의 만남, 그리고 따스한 할머니의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담겨 있다

나도 바닷가가 고향이라 바다에 대한 아스라한 추억들이 많은데 동시를 읽으면서 바닷가 마을의 향수와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동시집은 작고 소소한 존재들에 대한 시선이 아주 인상적이다

매일 마주하는 일상속에서 아주 작은 일들도 시인의 언어를 통해 아름다운 시로 되살아난다

작고 하찮아 보이는 벌레나 꽃들, 거미까지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달밤"이라는 시에서 물고기 비늘이 반짝이는 이유는 달빛 별빛으로 닦아내서 반짝반짝 눈부시다는 표현은 너무 가슴에 와 닿는다

시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그림도 정말 사랑스럽다

토끼, 바다물고기, 청개구리, 꽃과 벌, 배, 할머니 등 친근한 소재들이 너무 정감 있게 그려져 있다

동시와 함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딱 좋은 책이다

읽고 나면 표지그림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진짜 달에서 토끼가 구운 빵을 한 조각 받아 냠냠냠 먹은 듯한 기분이 든다

자기 이름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내마음 약처방 같은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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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의 그림책 한스푼(@lael_84)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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