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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죽음 -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에 대하여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평점 :
2014년 10월 11일 오전 1시 28분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
2015년 7월 13일 오후 10시 49분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2017년 3월 2일 오후 12시 15분
살아야 하는 이유를 계속 찾아야 함. 정답은 없음.
지난 몇 년간 거세게 고뇌하고 간절히 찾아오고 있던 물음에 대한 정답 같은 책이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느꼈다. 이거다. 바로 이 책이구나. ‘자유죽음’. 나의 의문을 자유롭게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작가를 만났다고 생각됐다. 이와 같은 자기고백적 도서리뷰라니.
장 아메리는 문을 열어주었고 나는 그의 세계로 들어가 그와 대화를 시작했다. 뛰어내리기 직전의 상황이라는 강렬한 순간으로 시작해서 죽음 앞에 개개인의 인생 상황, 그 개인의 존재의 밀도와 죽음 앞에서의 가장 진솔함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 이제 알아야 하지 않을까. 어렴풋이 알고 있을지도 모를 것들이 점점 확연해짐을 느꼈다.
순수한 의미로 자살과 죽음의 차이는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과 존재의 유무에 대한 성찰,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는 존엄성의 가치에 대한 재고 등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진정성있는 마무리에 대한 심도있는 생각으로 사고의 확장과 집중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자연적인 죽음과 비자연적인 죽음에 관한 그의 사유, 에셰크로 인해 인생을 거절할 수 있는 당위성에 대해 공감하며 자유죽음은 인간의 특권이자 존재를 몰아붙이는 도전에 맞선 일종의 대답이라는 것을 외치는 그의 글로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인생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모순으로 존재하는 죽음 앞에서 논리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개개인이 자신마다의 척도가 있고 상황에 따라 에셰크에 맞서 부조리함과 싸우며 역겨움으로부터 해방된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가 아닐까.
손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상징과 적대적이면서 동시에 내 것일 수 밖에 없는 감각의 묶음인 몸에 대한 성찰로 나아가 완전한 이상적인 자아경험으로의 존재의 끝으로 가는 방향성을 알려준다. 죽음에 이끌리는 성향에 대한 그와의 대화는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시간에 대한 사유와 느껴버릴 수 밖에 없는 허무함에 있어서 인간실존이란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함께 고뇌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속하는 존재이며 자신만이 책임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결단과 선택으로 자유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은 타당하다. 그리고 호소를 넘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자유죽음은 자주적이며 개인적인 행위인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이끌어지는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생각된다. 내가 나로서 나에게로 던져지는 이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자유의 쟁취는 해방을 위한 영원한 과정이며 이것은 짐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이어진다. 무의미함으로의 해방은 부조리로부터의 해방으로 강력한 자기의지로 주체적인 선택의 길이다. 자유자살은 최후의 특권으로의 자유라는 점과 어느것보다 진솔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아메리의 생각과 고찰은 자살에 대해 잘못된 전제와 오류로 일관된 자들에게 강력한 일침을 날려주고 있다.
장 아메리의 깊은 지식과 당당한 문체, 표현력, 진리에 대한 사유는 감탄과 동시에 깊은 고뇌를 하게 끔 이끌었다. 자유죽음을 실행한 그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그의 의지와 주체로서의 결단, 진정한 자유를 얻고 해방되어 매듭지어진 진정한 나로서 끝이자 시작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