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1 - 애장판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동화 뒤집기’라고 아세요? 동화 속 착한 주인공도 나쁜 사람으로 재해석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가 본 작품 중에 가장 신선했던 건 ‘이미라 식 뒤집기’였어요. 우리는 보통......동화 속 인어공주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인어공주를 위하여’에서 이미라 님의 생각은 달랐어요. 보세요! 사실 인어공주가 나쁜 거 잖아요. 선행은 대가 없이 해야 한다구요! 왕자님을 구해줬다고 해서 왕자님의 사랑을 얻을 거란 생각은 버려야죠!^^ 이미라 님은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인어공주이미지에서 벗어나, 조금은 뻔뻔한 주인공으로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우연히 왕자님의 사랑을 얻게 된 이웃나라 공주님이 더 착해보였죠.

          시미즈 레이코 님의 ‘달의 아이’는 한 술 더 떠, 인어공주를 천하의 악녀로 재해석했습니다. 왕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동료를 팔아넘긴 못된 여자. 동료들이야, 누명을 쓰고 고문을 당하든 말든 왕자와의 사랑이 더 중요했던 거죠. ‘달의 아이’의 인어공주는 아이를 셋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 세 아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아이들은 아니더군요. 첫째는 비딱이고요, 둘 째는 순둥이, 막내는 철부지랍니다.

         세 아이 모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아이는 아니에요. 첫 째는 셋 째에 대한 애증 때문에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 ‘복수’를 합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파멸을 불러오지요.

         어떠세요?정말 실망이죠? 동화 속의 그 순하디 순한 인어공주를 이런 식으로 재해석 하다니요! 하지만, 동화 속의 천사같은 인어공주보다, 재해석 된 못된 인어공주가 훨씬 더 매력적인 건 사실인걸요?

        뒤집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동화의 꽃인 왕자님이 현실에선 가난한 무명 댄서이기 때문이지요. 아트는 별 볼일 없는 댄서입니다. 가난하고, 그다지  썩 잘 생긴 것도 아닌데다,  있는 거라곤 과거 천재 댄서일 때의 알량한 명예뿐입니다. 벤자민에 비하면, 한 없이 모자란(!) 그이지만, 꼬마 벤자민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이 그를 왕자로 승격시켰습니다.

        그가 벤자민에게 느끼는 애정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느끼는 본능적인 욕망’이 아니에요. 그래서 더 특별한거죠.

       

       작가는 ‘인어공주’를 동화뒤집기로 엄청나게 변형시켰지만, 그 것도 만화를 읽는 재미로 다가옵니다. 동화 속 인어공주는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지만,

만화 속 우리의 인어공주는 죽지도 않고, 인간이 되어 사랑을 이루거든요.

      어릴 적, “인어공주”가 비극으로 끝나서 안타까우셨던 분들은 꼭 벤자민을 만나보세요.  동화 속의 얌전하고 나긋나긋한 모습은 없지만, 훨씬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인어공주가 여러분을 기다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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