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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평점 :
절판


직소 퍼즐을 시작해 볼까하고 한참 구경을 하다가

딱하고 눈에 들어와서 거의 모험하는 기분으로 구입한건데

매우 예뻐서 만족입니다.

도착한 바로 다음날 저녁에 방에 앉아서 해봤는데

하면서 기분도 차분해지고 완성되고 난 걸 보니

성취감도 상당해요.

이런 걸 하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군요.

옆에서 엄마가 보시면서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뭐라 하시더니

완성된 후엔 이쁘다시네요.

 

아무튼, 재밌었고, 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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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 옛사람의 사귐
이승수 지음 / 돌베개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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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옛사람들 간의 사귐, 그 안에서 피어난 우정(友情)의 여러 모습에 대해 담담히, 그러나 열망어린 감탄을 순간순간 드러내며 이야기해 나가고 있다.

 

 책머리의 작가의 말에 이어, ‘그대 기다려 거문고를 타리라’ 라는 소제목이 붙은 장에서 지은이는 자신이 하나하나 골라나간 역사상의 벗들이 어떤 기준이었는지를 말한다. 금석지교(金石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등의 거창한 수식어가 어울릴 만한 끈끈한 우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들의 사귐은 향기롭고 맑다. 이것은 지은이가 골라낸 ‘벗’이라 짝지은 이들이, 역사적인 상식을 통해 생각해보면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하고 의심이 들 만한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에서도 얼마쯤 기인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우선 열두 가지의 벗의 이야기가 실린 장.  여기서 심지어 두 경우, 나옹화상과 이색, 그리고 임경업과 이완에 이르면 이들은 생전의 교분은 거의 없었던 경우로 보이기까지 한다. 단지 그들의 사생간의 인연만으로도 족하다는 것, 즉 한 사람이 죽고 난 이후라 하더라도 다른 한 사람이 남겨진 행적을 좇아 그 사람과 사귀는 것 역시 ‘사귐’인 것이고 그렇기에 더 지극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듯 하다.

 

 지은이가 바라는 우정이란 것은 살아서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만들어지는 그런 익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영원히 변치 않는 우정과도 거리가 멀다. 지은이가 마음에 담아 두고 몇 번이고 음미하고 싶다고 말하는 우정은 한 순간이나마 서로간에 진정한 교감이 이루어지고 이후 아무리 긴 세월이 흘러도, 혹은 서로 가는 길이 달라 불가근의 거리에 밖에 있을 수 없다고 해도 언제고 우연히라도 함께 하게 되었을 때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히 통하는 것이 있는 그런 우정이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그 둘이 앙숙으로 비쳐진다고 해도 실제로 그 둘은 서로에 대한 존중을 담고 상대를 인정하였다면 그 역시 그 둘을 ‘벗’으로 묶어주는 끈이다.

 

 지은이는 이야기를 엮으며 세 가지 원칙을 지켰다고 말하고 있다. 첫째로 가급적이면 신분과 직업, 성별과 국적에 이르기까지 외적인 조건에 차이를 둔 관계를 선택했고, 둘째로 우정의 조건으로 순간의 신뢰와 합일을 중시했다. 셋째로 서로의 사유와 삶을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주려는 정신을 기준으로 삼았다- 고 한다.

 그러한 기준을 생각하면 그제야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면이 없잖아 있다. 철저한 유학자와 철저한 불가의 제자였던 이색과 나옹화상이나, 현실속에서는 정치적 뜻을 철저히 달리했던 정몽주와 정도전, 김상헌과 최명길. 그들간의 짧은 교분을 우정이라 이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지은이의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제지간이나 다름없는 관계로 실제적인 만남자체는 얼마 되지 않는 이황과 이이, 이익과 안정복의 관계역시 스승과 제자인 동시에 벗이라 말할 수 있는 것 역시 그들 사이에는 누구도 깰 수 없는 믿음이 있었을 거라는 지은이의 믿음이 있어서. 김시습과 남효온, 양사언과 휴정, 허균과 매창의 경우처럼 서로가 서로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중에도 마음속에 벗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서글픈 삶조차 묵묵히, 관대히 흘러 갈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런 것이라고 지은이는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이  책은 한번 심심풀이로 읽고 지나가버린다면 그저 아깝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분명 있다. 지은이의 곱고 정취 있는 표현만으로도 눈이 즐거울 것이고, 그렇게 한번 읽고 난 후엔 또다시 책 속에 담긴 스물넷에 대한 그리움에 다시금 책을 들게 될 것 같다.

 

 많은 사람을 사귐으로써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었을 때, 가벼운, 경우에 따라서는 당혹스러움에 가까운 허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과연 지금, 얄팍하고 가벼운 사귐이 너무나도 많은 이 시대를 살면서 나에게는 진정 ‘벗’이라 부를 만한 단 한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빈번한 연락이나 만나는 일수에 관계없이 언제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만은 나를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마음 깊이서부터 믿을 수 있는 상대. 그런 존재가 하나만 있다 해도 부족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이 글을 읽고 난 뒤의 부작용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책과는 크게 관계없을지 몰라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금의 나를 갈고 닦아야 하는 것임을. 사람은 아무리 소중한 친구, 연인, 가족이 있는 경우에도 결국 혼자서 서 있는 존재이다. 자기안의 고독을 감내하고 마주한 상대를 진지하게 대등한 인간으로서 대할 수 있을 때 그때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도 가능한 것이지 않을까. 그런 너그러운 포용 속에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인간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러다 어느 한순간 동질감을 느껴 ‘정(情)’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우정일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

 내가 몹시도 좋아한 이야기인 김시습과 남효온의 경우처럼 언젠가 내게도 무현금(無絃琴)을 들려주고 싶은 상대가 나타나고, 그 상대가 내게 무성종(無聲鍾)으로 답한다면, 그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하는 조그만 기대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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