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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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압도적인 첫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도입부가 가장 유명한 소설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첫문장 만으로 우리는 설국에 들어서는 것이다.

국경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왕 설래가 있다. 애청하는 빨간책방에서는 왜 ‘국경‘이라고 표현했는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주로 문학적 관점의 이야기였다. 국경이라는 표현으로 도쿄로 대표되는 외부 세계와의 단절감. 설국이라는 이국적 느낌의 극대화를 위해서 ‘국경‘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경‘이라는 표현을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쓸수 있었던 역사적 기반도 존재한다.

지금은 현으로 표현되는 일본의 행정구역은 예전에는 ‘국‘이라고 불렀다. 한자로 ‘나라 국‘이 맞다. 일본어 발음으로는 ‘쿠니‘라고 부른다. 작품의 배경인 니가타 현도 예전에는 에치고노쿠니 였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설국에서 ‘국경‘이라는 표현이 일본인들에게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경‘이라는 표현에 일말의 어색함을 느끼기도 했을 것인데. 그 덕분에 위에서 말한 외부세계와의 단절감, 이국적 느낌은 더욱 강화되었을 테니 어쩌면 번역의 축복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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