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에게 찍혔을 때
썸머.즐거운코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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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같은 이름의 게임을 보지 않았더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법한 책이었다. 일진이라는 제목부터가 거부감이 느껴질 소지가 다분했으니까. 앱스토어에서 지나가듯 보고 이건 대체 뭘 하는 게임일까?가 호기심의 시작이었다. (장르는 여성향 미연시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게임은 여자주인공이 다른 남자들과 얽히며 벌어지는 일들을 일러스트와 함께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줄거리를 거의 흡사하게 옮겨온 것이 책인 모양이다. 플레이를 조금 하다가 결국 끝을 보지 못해서 게임과 완전히 같은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은 여러 등장인물들의 멀티엔딩이 모두 수록된 것이 아니라 지현호 딱 한 사람과의 엔딩을 그리고 있었다.


평소 즐겨읽는 로맨스 분야와 공통점이 많이 보이기도 했지만 이 책은 주인공들의 연령대가 낮은만큼 가벼운 감이 있었다. 초반은 정말 항마력 부족으로 몇몇 오그라드는 장면을 힘들게 보기도 했는데 초반 위기를 넘기니까 점점 적응이 되었다. 예전에 읽던 인소생각도 많이 났고, 남주가 츤데레라 덩달아 줄줄이 딸려오는 애들도 귀여운 애들이라고 생각하니 더 나아졌던 것 같다. 게다가 일진이라고해서 막 심각한 점은 없었던 점이 좋았다. 그냥 평범에서 조금 벗어난 까칠한 애들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서 끝까지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분량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너무 잘 읽혀서 놀랐다. 평소 읽는 책들보다 두 배정도는 빠르게 읽었다. 귀여운 맛에 피식대며 읽다보니 끝나버린 소설이라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미련도 생긴다. 그래서 조만간 시리즈라는 후속작에 도전해볼까 한다. 그땐 20살들이라니 조금 더 성장한 인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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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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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은 스탈린 시대의 예술가이자 음악가였던 쇼스타코비치에 관한 소설이다. 처음엔 낯선 이름들과 더 낯설게 느껴지는 이야기때문에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힘들어 집중하기 굉장히 어려웠다. 뭔가 어두컴텀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에 자조적인 느낌은 덤이었고. 


이런 소설들은 도전욕구가 생기지 않는이상 읽지 않는 편이라 더디게 읽을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었다. 태어났을 때 자신만을 위해 지어져야 하는 이름조차도 목사에게 간섭받으며 태어난 쇼스타코비치는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다. 첫 단추부터가 문제였을까. 쇼스타코비치는 온전히 예술가의 길만을 걸을 수 없는 상황과, 음악이 정치적인 이유로 금지당하고 또 이용되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고뇌하고 갈등한다. 살아남기 위해 적당히 외면하고 비겁해져야 했던 그는 그러면서도 언제라도 잡혀가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도 음악을 손에서 놓아버리지 못한다.


권력층이 말을 갖게 하라. 말이 음악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까. 음악은 말로부터 도망간다. 그것이 음악의 목적이며, 음악의 장엄함이다. -87p


소설은 뒤로 갈수록 앞 부분보단 읽기 나아졌다. 여전히 의무적으로 읽어가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쇼스타코비치를 몰아가는 상황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조금씩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시대의 소음을 초월하는 음악이지만 현실은 권력의 시녀나 다름없으니 그에 따른 번뇌가 잘 드러나기도 했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문화계 블랙리스트 같은)을 보다 보니 그리 낯설게만은 느껴지지 않는 것도 한 몫 한 것 같고.. 그래서인지 읽는 동안 시대의 소음이 가득한 곳에서 음악을 하겠다고 했던 음악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나 시대상을 더 알고 보았다면 더 깊이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 예술은 누구의 것이지? -1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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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강아지, 고양이 스케치 세트 - 전2권 5분 스케치 시리즈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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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 부터 시작된 5분 스케치 시리즈. 이번엔 강아지와 고양이 스케치 세트가 출간되었다. 간단한 사물로 시작해 갑자기 난이도가 확 뛰지 않았나 했는데 여타 다른 스케치 시리즈처럼 밑그림이 친절하게 그려져 있어 따라 그리기엔 좋았다.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긴 하지만, 앞 부분은 여전히 초보가 따라해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준비물도 간단하다. 스케치 연습장에 펜 한 자루만 있으면 그려볼 수 있다. 책의 사이즈도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작아서 휴대하면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리즈를 전부 쌓아두니 이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연습장 안에도 역시 반려동물들의 모습이 가득해 그들의 귀여움을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었다. 간단한 스트로크 기법을 이용해 그리는 반려동물들의 모습들은 모두 생동감있고, 딱딱하지 않은 모습 같아서 훨씬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어떤 모습들이 들어가 있나 했더니 캐릭터를 비롯해 사실적 묘사와 연필 스케치, 프리 스케치 등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어 더 흥미로웠다. 여러 기법들이 설명되어서 비슷한 그림이라도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려동물의 종류들도 굉장히 많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특히 강아지 스케치에는 반려견과 함께하며 익힌 팁이나 상식들도 조금씩 있어서 상상하며 그릴 수 있어서 좋았다. 두 가지 스케치 연습장 모두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서 반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용으로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수성 펜으로 스케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해서 수성펜으로 그렸는데 종이질이 좋은 편은 아니라 너무 힘을 주면 살짝 번지는 느낌이 있기도 했다. 굳이 펜이 아니라도 샤프로 편하게 그릴 수 있는 연습장이니 일단 부담없이 시작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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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수 - 소중한 이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자수 한 땀
장정은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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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별자리 키트를 통해 한 번 수를 놓은 것이 전부니 본격적인 자수 책을 들여다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요즘 부쩍 자주 눈에 띄는 자수 작품들 때문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나 보다. 호기심이 이성을 이기지 못해 바느질이 굉장히 서투름에도 무모하게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받아 보게 된 책은 가로로 긴 독특한 모양이었다. 



선물자수라는 제목처럼 책 속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자수 아이템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남편을 위한, 부모님과 선생님을 위한, 아기를 위한, 친구를 위한, 나를 위한 5가지 테마로 이루어져 소개된 아이템들은 슬쩍 훑어만 보아도 다양했다. 소제목을 눈에 띄게 달아 놓지 않아서 보면서 좀 헷갈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소품들에 자수를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작품 사진들을 다 보고 나니 뒤쪽엔 기본 재료와 소소한 팁, 스티치 기법이 설명되어 있었다. 스티치 종류만 해도 16가지. 자수 도안에 따라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기에 쭉 훑어볼 수 밖에 없었다. 간결하게 설명된 스티치 기법들은 생소한 것도 있었지만 어디서 본 듯한 무늬인데 싶은 것들도 꽤 많았다.



처음 자수책을 들여다보는 나는 당연히 제대로 된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 자수 모양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음표만 수를 놓아보기로 했다. 여권 커버에 빼곡히 박힌 음표들에 눈이 가서 잔뜩 수놓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여건상 불가능 하다는 것이 아쉬웠다. 결국 적당한 천이 없었던 나는 약간 도톰한 옷을 꺼내 작은 수틀을 끼우고 십자수 실로 수를 놓기 시작했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자수 바늘은 바늘 귀가 얇은 것 하나 뿐이라 책에서 설명하는 것 처럼 8가닥으로 수를 놓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대신 나는 책에 나와 있던 다른 스티치 방법으로 음표의 머리를 만들었다.



물론 수성펜도 없어서 연필로 밑그림을 대충 그려놓고 호기롭게 수를 놓아서 좀 어색하지만 첫 시도치고는 그다지 막힘없이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성격이 소심해서 크기가 작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직접 수를 놓아보니 한 작품을 완성하려면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책 속 사진처럼 여권 커버를 만든다고 하면 초보에다 나같이 느린 손을 가진 사람은 굉장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때문에 정말로 직접 수놓은 물건을 선물한다면 아마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아질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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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문학마을 Best World's Classic 2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선 외 그림, 박준석 옮김 / 문학마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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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평범한 소년이었던 에밀 싱클레어는 친구들 사이에서 한 거짓말로 인해 곤란에 처하게 된다. 거짓말 때문에 협박을 당하고 도둑질을 하고 점점 더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들어갈 때 싱클레어의 앞에는 구원자가 나타난다. 전혀 소년처럼 보이지 않고 기묘한 느낌을 주는 막스 데미안이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의지와 모호한 가치관을 알려주며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크로머를 쫓아내준다. 그 후로 데미안은 주인공인 싱클레어의 내면을 하나씩 일깨우며 이끌어가지만, 곧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헤어지게 되면서 방황하게 된다. 

자주 책을 읽었지만 편식이 심한 나는 유난히 읽지 않는 분야가 존재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손이 가지 않았던 책들 중에는 데미안도 끼어 있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호기심에라도 읽어볼 법한데 매번 딱딱해보이는 문장들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문학마을에서 출간된 데미안은 표지 때문인 것인지 한층 더 말랑말랑해보여 도전욕구가 치솟았다. 작은크기의 양장본은 한 손만으로도 붙잡고 읽기 좋은 크기였고, 중간에 지루해질 법 하면 일러스트가 하나씩 들어있어 집중하기에도 좋았다.

모호한 문제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생각하던 싱클레어의 내면 모습은 솔직히 쉽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붙잡고 읽게 되었다. 이런 책인 줄 알았다면 진작 읽어볼걸 싶을 정도로 싱클레어가 생각하는 과정이 낯설지만은 않았다. 방황하고 갈등하며 자아의 혼란을 겪는 과정이 난해하다면 난해할 수 있었지만 이 책은 글만 있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일러스트가 없어도 가끔 책장의 색깔이 바뀌어서 더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혔던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롤모델인 데미안과 자신의 내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왠지 데미안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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