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뒷모습 안규철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 2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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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남자의 가방'이라는 책이었는데 오래 전에 읽었지만 사물에 대한 사유와 독특한 관점이 종종 생각나곤 했었다. 때문인지 '사물의 뒷모습'의 책정보를 보는 순간 알았다. 비슷한 이야기일 수 있겠구나 하고. 

그리고 뒤늦게 같은 작가의 책임을 알고 반가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다. 오랜만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이번 책에는 서울대에서 조각을 전공했다는 작가가 책 속에 삽화도 직접 그려 수록해두었다. 어떻게보면 단순해보이는 선화지만 책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서 읽는동안 그림감상도 덤으로 할 수 있었다.

에세이는 크게 4장으로 나뉜다. 식물의 시간, 스무개의 단어, 예술가에게 은혜를, 마당있는 집.

첫번째 장인 식물의 시간을 빼놓고는 굳이 장을 나누어 묶어놓은 게 소용이 있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일상을 보내며 생각하고, 어떤 사물과 현상을 보며 생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목차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보였다. 하루 종일 작업실에 혼자 머무르며 보내는 시간이 하나의 책이 된 것 같기도 해서 그런 점은 좀 부럽기도 했다. 그만큼 생각할 시간과 정리할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는 뜻이니까.

어쨌든 예전에 전작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물에 대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싶은 신기한 감정, 조용한 세계로 초대받는 느낌이 들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 글이 빼곡한 편이 아니라서 좀 더 여유롭게 읽을 수 있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몇몇에는 인덱스를 붙여뒀는데 읽다보니 이런 식으로 사물의 뒷모습에 대해, 보여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삶과 연결시키는 건 생각보다 재미있는 작업같았다. 내가 예술작품을 분석하고 보는 걸 좋아해서 통하는 부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멋대로 굴러가지만 경기에서는 철저히 중립적인 공의 이야기, 죽어야 비로소 새로운 싹을 틔워 산다는 씨앗의 이야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실패자체를 목표로 삼는다는 이야기 등등 책 속에는 기억에 남을만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 밖에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있어서 좀 더 다양한 사고가 필요한 사람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처음부터 이런 분위기인걸 알고 시작해서인지 내겐 편안하게 읽혔던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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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아이패드 다이어리 - 오늘부터 내 손도 금손? 굿노트와 프로크리에이트 사용법부터 다이어리 꾸미기까지
샤키.밤톨.DT굿노트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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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두 해 모으는 종이 다이어리가 몹시 귀찮아졌던 연말과 연초엔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다이어리를 어플로 바꿔볼까? 그러면 좀 더 열심히 매일매일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휴대성도 있으니 더 편해지지 않을까? 등등의 생각.

하지만 직접 써본 결과 스마트폰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그제야 슬그머니 아이패드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이어리를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는 굿노트의 존재를 안 이후부턴 더더욱. 직접 취향에 맞춰 내지를 디자인하고 취향에 맞는 스티커도 제작하고.

뭔가 일이 많아 보이지만 무료배포 양식을 구할수도 있고 만들어둔 내지와 스티커를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취향이란 다양해서 꼭 마음에 드는 걸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 생각으로 직접 만들고자 마음을 먹어도 막막해지기 쉽다.

이 책은 이것도 저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직접 만들기에는 막막한, 그리고 아이패드를 구매했지만 어떻게 사용해야 알차게 사용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굿노트, 프로크리에이트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이패드가 꼭 준비물이어야하냐면 왠지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아이패드에 관심이 있고, 아이패드를 활용해보고자 하거나 호기심이 있다면 첫장부터 반가울거란 생각이 든다. 바로 아이패드의 종류를 설명하고 키보드 펜슬 등 각종 아이패드의 액세서리, 주요 사용법에 따른 아이패드 추천 등 간단한 아이패드 상식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서 아이패드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봐도 좋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와 아이패드를 활용한 다이어리, 두 가지 모두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굿노트를 활용한 필기 활용법, 다이어리 꾸미기, 심지어는 서식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법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먼슬리와 데일리를 연결하는 하이퍼링크 같은 기능적인 것, 가계부와 버킷리스트 서식 만들기, 글씨체 연습 서식 만들기 등 생각지 못했던 서식도 있어서 활용도가 엄청 다양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굿노트 이외에 다른 노트들, 마진노트, 리퀴드 텍스트, 플렉슬, 노타빌리티, 북스캔의 어플 활용법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혹시 굿노트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노트들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 밖에 프로크리에이트 어플 사용법도 어렵지 않게 차근차근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수록되어 있어서 연습하고 그걸 토대로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해보였다. 점점 종이가 사라지는 시대에 자연스럽게 대체제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책을 보다보니 어쩐지 아이패드를 갖지 못해 생긴 아이패드병이 더 심화된 것 같기는 하지만..

언젠가 큰 마음 먹고 모셔오는 날 다이어리를 알차게 사용할 수 있도록 책이라도 열심히 봐둬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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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을 위한 안내서
한스 아우구스토 레이 지음, 허윤정 옮김 / EBS BOOK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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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보면 별자리를 하나씩 찾아보는 다소 낭만적인 상황을 한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그건 생각 뿐이라 현실은 북두칠성만 겨우 찾아내고 끝이나지만.

밤하늘을 좋아하고, 별과 달을 좋아해도 이상하게 천문 쪽에는 손이 안가서 그냥 보는 것 이상으로 아무런 공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고 '별 헤는 밤을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욕심이 나서 읽어보게 되었다.

쉽게 읽힌다면 그것으로 재미를 봤으니 괜찮고, 어려우면 그냥 조금이라도 공부했다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은 뒤쪽 부분을 제외하면 많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복잡한 별자리 일러스트를 제외시키고 직관적으로 별자리를 이어놓고 있어서 별자리 이름과 모습 파악에 도움이 되었다. 별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별들 위에 선을 조금 더해서 별자리 이름에 맞는 모양처럼 보이게 만들어서 굉장히 인상깊게 볼 수 있었다. 큰곰자리는 좀 더 곰의 모습처럼 보이게, 목동자리도 좀 더 목동의 모습처럼 보이게 선을 다듬어두어 한눈에 봐도 무슨 별자리인지 이해하기가 쉬웠다.



밤하늘의 별을 찾기 위해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적인 것들은 기존에 보던 것과 느낌이 좀 달라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기도 했다.

특히 별자리에 관련된 책을 보며 공감했던 부분을 짚어줘서 재밌었다. 

별자리 아래에 현란한 그림을 그려넣어 도저히 이런 이름을 가진 별자리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그런 부분들을 알고 배제했단 사실이 몹시 반가웠다.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를 보니 좀 더 별을 찾아보고 싶단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쪽 방향을 따라가면 어떤 별자리가 보일 것이라는 조언과 어느 부분부터 찾으면 별자리가 보일 것이라는 조언 등등의 별자리 찾는 팁이 곳곳에 있었고 좀 더 뒤로 넘어가면 계절이나 시간에 따른 별자리 달력지도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지금 이 시기와 시간에는 어떤 별자리를 볼 수 있을까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 밖에 별자리나 달, 위도, 황도, 행성 등 과학적인 이야기들도 있으니 밤하늘에 관련된 대부분의 호기심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도심에선 쉽게 별을 볼 수 없지만 유난히 별이 잘 보이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혹시 별자리가 보일까 싶어 별자리 어플을 통해 밤하늘을 보곤 했는데, 책을 보고나니 직접 눈으로 보고 별자리를 찾아보고 싶단 욕심이 생긴다. 물론 처음부터 잘 찾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지만 하나라도 온전히 볼 수 있다면 별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는 낭만을 조금이라도 충족할 수 있지 않을까. 때문인지 밤하늘, 특히 별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계절별로 어떤 별자리를 볼 수 있는지 찾아보고 확인해볼 책으로 곁에 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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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오늘 - 적당히 살아도 제법 훌륭하니까
안또이 지음 / 봄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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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짧은 글들이 있는 에세이 '그럴싸한 오늘'.

웹드라마를 쓰고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작가지만 나는 이 책으로 처음 작가를 만나보았다.

책의 초반부에는 미리 '그럴싸'라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해둔다. 

그럴싸란 아싸와 인싸 어디로 특정하지 않고 인싸인 척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스스로 그럴싸한 사람이란 말을 붙여주자고. 

그 부분을 보면서 이거 그럴듯한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싸보단 인싸가 되지못해 인싸인척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적당히 유쾌하고 잘 읽혔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소소하게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일상에서 한 번쯤 해봤던 생각들.

그런 글들을 공감하며 읽어갈 수 있었던 건 함께 수록된 일러스트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초반부를 유쾌하게 시작한 책이지만 사실 책 속의 내용은 마냥 밝은 것도 아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보다보니 작가는 우울증을 앓았었고 힘든 시간도 보냈고 자기혐오로 고통스러운 시간도 보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럴싸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라고 힘내서 살아내고,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법을 찾아가며 삶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런 부분은 저렇게 한번 살아봐야겠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일 놀라웠던 점은 취향을 디테일하고 뚜렷하게 밝혔던 점이었다.

기분이 별로인 날은 왜 기분이 별로인지, 지금 처한 상황과 그 기분에 대해 집요하게 생각해보고,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지, 무엇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런 부분을 일상생활에서 계속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 굉장히 색채가 뚜렷한 사람처럼 보였다.

이래저래 생각해도 괜찮고 적당히 튀지않게 넘어가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사람에게는 그것 자체로도 굉장한 용기같아 보일만큼.

개성이 강한 친구를 만나 그렇게 생각해보기 시작했다는데 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좀 부러워졌다.

그 밖에도 일상에서 소소하게 힘낼 부분을 찾아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많아 가볍게 읽기에도, 시간을 들여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동글동글하면서도 심플한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서 만약 다음 책이 더 나오면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적당히 살아도 괜찮고, 어떻게든 살아내면 그럴싸해지는 나날들. 

그런 하루들을 보며 그럴싸하게 지내왔으니 앞으로도 자신을 챙기면서 적당히, 그럴싸하게 살아보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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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며 파도치는 내 마음을 읽습니다 - 인생을 항해하는 스물아홉 선원 이야기
이동현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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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커다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선원의 이야기다.

에세이로 처음 선원이 되어 배를 타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아 겪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배를 타고 항해한다는 것은 육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향한다는 말과 비슷한 것 같다.

배 안에서 이름이 아닌 숫자로 불리는 에피소드, 배를 타는 사람과 육지의 사람을 갈라 언젠간 육상으로 가겠다 말하는 에피소드,

항해할 때마다 대부분 바뀌는 낯선 동료들, 6개월 후면 다신 만나지 않을 남이 되는 동료들.

커다란 선박과 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다소 낭만적인 상상은 책을 읽는 순간 역시 상상일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배라는 낯선 세계는 승선한 사람에게 감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차가운 철판사이에서 왔다갔다 일하는 감정없는 기계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

여러 나라를 오가는 외항해선은 조금씩 시차를 바꿔나가기에 생체리듬은 더욱 맞추기 힘들고 시끄러운 기계소리와 온통 찌든 담배냄새는 일상이며 배에서 일어나고 묻히는 폭력 사태 또한 존재한다. 오죽하면 요즘 승선하는 선원은 증거를 위해 녹음기까지 들고 탄다고.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덤덤해 보이는 문체 덕분인지 읽기엔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 잘 읽혔다.

30대가 다가오며 생각하는 미래,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내가 잘 아는 일에 대한 생각.

그 모든 것들은 육지와 배를 갈라놓지 못했다. 사람으로 삶을 걸어가는 길 위엔 당연히 그런 것들이 놓여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이입해 볼 수 있었다.

책 속에는 중간중간 직접 타지 않으면 영원히 볼 일이 없는 배의 모습들도 사진으로 첨부되어 있어 배를 타는 일이 궁금하다면 어느정도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그랬고, 간간히 함께 배를 탔던 연차높은 선원들의 이야기도 있으니 정말 직업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가볍게 보려고 시작한 책이었는데 정말 인생을 항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고독한 뱃사람이라서일까 많은 생각을 하고 또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뱃사람과 육지 사람의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 가족을 만나기까지의 기다림, 육지에 자신의 자리가 비어있는 시간에 대한 생각 등등.

어느 때는 위태로운 걸음처럼 보이고 또 어느 때는 항해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해서, 고독한 시간보다 마음이 충만한 시간이 좀 더 많아지기를 응원하게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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