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 그리고 동시를 꾸준히 발표해 온 이정록 시인의 새 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는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가 더해진 청춘 시집이다. 일러스트 최보윤 작가의 '히리위리'가 시 속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애니매이션 장면과 대사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청춘 시집의 시가 이렇게 아파도 되는지, 눈물을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읽다 보면 느끼게 되는 아픔이 곳곳에서 얼굴을 묻고 흐느낀다. "청춘은, 텃새가 철새로 날아오르는 때다." 라는 시인의 말처럼 둥지를 떠나야 할 때가 오면 새 둥지를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어미 없이 내동댕이쳐진 순간도 맞이하고. 조금은 해학적이다 싶은 이정록 청춘 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를 읽기 전에 우선 따뜻한 마음과 차가운 냉수 한 잔을 준비하면 좋겠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차갑게 읽어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