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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 청년 정치인의 현실 정치 브리핑
이동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3월
평점 :
당시 큰 논란이 되었던 열정페이 사건, 국회의원 자녀채용 비리, 촛불시위, 대통령 전용기 사건,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문제, 이명박근혜, 최순실, 혁신학교 등등 다 열거할순 없지만 정치적으로 대두된 여러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간결하게 잘 풀어낸 책이다.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다는 책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전체적인 정치권의 흐름을 잘 보여준 덕에 읽는 내내 공감형성이 잘 되었던것 같다.
진보든 보수든, 우리가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이유가 본인의 이상을 스스로는 실천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강요하고, 상대편의 실수에는 크게 분노하면서도 자기편의 잘못에는 눈 감아주고, 조금만 달라도 악으로 낙인찍고, 국민의 이익보다 내 편의 이익이 더 중요한, '이런 정치' 때문이라고 과감하게 어필하는 저자.
그리고 여당일 땐 찬성하다가 야당이 되면 반대하는, 공수에 따라 입장을 번복하는 사례가 참 많은데 특히 이념, 정책적 차이가 크지 않은 사안에서 더욱 빈번시 나타난다고도 확실히 꼬집고 있다.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는 정치, 우리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나 포함, 많은 국민이 우리 동네 시의원, 구의원이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것은 당연한 일이며 시의원, 구의원들 줄줄에 꿸 정도로 여유롭게 사는 사람은 많지않다고 적어두었지만 사실 너무 관심 없이 지낸건 아닌가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정치 개혁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기득권층으로 표현하는 기성 정치권은 결코 만만한 집단이 아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이 무서운 것은 그 개인이 가진 권한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그가 그자리까지 올라가면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바뀜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조직 개편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존에 추진되던 사업이 깡그리 갈아엎어진다. 이렇게 정책이 급변하는 이유는 하나, 전임 대통령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들은 모두 전임자와의 차별성을 원한다. 이전 정권의 연장선상에 놓이기를 거부한다. 국민에게 유익한 정책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포맷부터 하려고 드니 불필요한 비용을 야기한다.」
책에 적힌 정치의 많은 문제점들 가운데 가장 공감했던 내용 두 가지를 적어보았다. 요즘 세계의 추세가 젊은 정치인을 선호하는 편인데 우리나라는 편견과 차별 때문에 청년정치가 쉽지않다. 청년정치를 내세웠던 사람 상당수가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만 했을 뿐 정치인으로서의 비전과 역량을 보여준 게 없어서 그런 것도 물론 있지만 기성 정치권들이 여전히 놓아주지 않고 다 해먹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지 않을까.
또한 옳고 그름이 명백하지 않은 다양한 가치 사이에서 최선의 대안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기존에 필요한 정책이면 밀고나가고, 아니면 과감히 엎고 조율적으로 시행되어야하는데 무조건 대통령이 바뀌면 모든게 깡그리 엎어지는 것도 아주아주 문제인 것 같다.
저자는 「모든 문제를 자기 진영이 주장하는 대로 해결하려 한다면, 정치는 결코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없다. 진영과 조직의 주장에서 벗어나 사안마다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고, 그런 정치인을 뽑도록 노력해야 한다.정치야 말로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곳이다.」 라고 소리높인다. 정말 맞는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 정치사에서 주는 교훈은 안팎의 비판에 눈 감고 독주하는 권력은 반드시 망한다는 것, 자기 말 잘 듣는 사람으로만 구성한 당은 모래성처럼 언젠가 무너진다는 것, 그리고 무너진 뒤에는 다시 일어서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는 교훈을 잃는다면 흑역사는 또 반복될 것이다.
며칠 뒤 있을 총선에서 다들 후회없는 투표 꼭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