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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평점 :
장마가 한차례 지나가고 폭염이 찾아왔다. 이런 날씨에는 으레 그렇듯 스릴러소설이 생각난다. 올여름도 역시나 어떤 스릴러를 읽어볼까 유심히 찾아보다 일상공포 스릴러를 담아낸 『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을 발견했다. 다양한 스릴러소설을 읽어보았지만 '일상공포'만큼 섬뜩한건 또 없기에 이책으로 이번 여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책을 펼쳐보았다.
책의 주인공 부부인 해리와 사샤는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아이다호에 면한 티턴산맥의 풍경에 무척 반하게 된다. 늘 대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사는 삶을 꿈꿔왔던 그들은 있는대로 대출을 끌어모아 6만 7000평짜리 토지가 딸린 집을 산 후 그곳으로 이사를 간다. 어마무시하게 넓은 땅과 집의 북쪽과 동쪽, 심지어 남쪽의 일부가 국유림인 덕분에 인접한 이웃은 딱 하나밖에 없는 싱황.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끝없이 펼쳐지는 이곳이 마음에 든 해리와 사샤는 어느정도 새집의 적응을 마치고 유일한 이웃인 스타이너 부부에게 인사를하러 찾아간다.
70대 초반인 댄 스타이너와 그의 부인 루시. 그들은 새이웃인 해리와 사샤를 기쁘게 맞아주고 여태까지 살면서 터득해온 관리 지침을 몇 가지 조언해주는데... 그 조언이 너무나 터무니 없고 허무맹랑한 소리라 해리와 사샤는 기분이 나빠진다.
"그 사람들은 우리를 엿 먹이려고 하는 거야. 아니면 미쳤거나. 둘 중 하나뿐이야, 사샤. 그 두 가지는 공존할 수도 없어. 이쪽 아니면 저쪽, 둘 중 하나밖에 없다고. 계절마다 찾아오는 산 악령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 공물을 바쳐야 한다고? 퍽이나 창의적인 이야기지. 게다가 전달방식도 웃기지도 않게 열정적이고 극적이야."
스타이너 부부에게 '산 악령' 이야기를 들은 해리는 사납게 비난했지만 어째선지 이 헛소리가 심상치 않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하는 사샤. 그녀는 댄이 남겨두고 간 산 악령 설명서를 여러 번 읽고 점점 깊이 빠져든다. 그리고 봄의 어느 날, 스타이너 부부가 말한대로 해가 지고 갑자기 연못에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순간, '놀랄 필요 없네. 그냥 하던 일을 멈추고 불을 피우게. 물을 데울 정도로 작고 확실하게 피우면 되네. 처음 빛을 보면, 불을 피우고 우리에게 전화하게. 빛을 봤는데도 피우지 않으면, 북소리가 들릴 걸세. 그러면 창문을 가리고 집 안으로 절대 아무도, 아무것도 들이지 말게.' 라고 조언해주었던 댄의 목소리가 해리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고, 촉수처럼 손을 뻗어오는 공포를 이겨내며 그가 알려준대로 불을 피워 빛을 쫓아낸다. 실제로 봄의 산 악령을 겪고나자 스타이너 부부를 전적으로 믿게된 해리와 사샤. 앞으로 남은 여름과 가을에 나타날 '곰 추격' 악령과 '허수아비' 악령은 봄의 '빛' 악령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어려운 방식으로 내쫓아야 하는데, 과연 그들은 산 악령이 쉬어가는 겨울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의 화제작인 『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은 이미 넷플릭스에 10억대 계약까지 체결될 정도로 아주 흥미롭고 몰입력이 강한 일상공포 스릴러소설이었다. 중간중간 해리의 어리석은 실수에 열받았다가, 산 악령의 소름끼치는 행동에 심장이 콩닥콩닥 했다가, 스타이너 부부의 상황에 안타까워 하며 마지막까지 쉴틈없이 읽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 오늘 밤, 집에 혼자 있지 못할 것이다.'라고 책표지에 적혀있는데, 그정도로 장면장면이 모두 상상된다. 얼른 넷플릭스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여름에 일상공포 스릴러소설이 읽고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다산책방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