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쿼카.
언제나 행복해요.
먹을 때도, 잘 때도, 싸울 때도 웃고 있거든요!
쿼카는 황무지나 습지 등에 땅굴을 파고 살며 나뭇잎이나 풀을 주로 먹는 동물이랍니다. 양쪽 앞발로 먹이를 꼭 쥐고 뜯어 먹는 모습이 영락없는 다람쥐 같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뭇잎과 풀이 풍성하게 우거진 넓은 숲에 터전을 잡고 있어요. 『웃는 얼굴 쿼카』의 주인공 쿼카 친구도 알록달록 이쁜 풀들이 잔뜩 있는 숲속에 살고 있네요. 이숲에는 쿼카 외에 다른 동물친구들도 아주 많이 살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은 처음보는 빨간 나비가 숲을 날아다니고 있지 뭐예요?
"어디로 갔지? 나비야! 나비야!"
그런데 그때, 저 멀리 숲이 이상해 보였어요.
빨간 나비들이 가득모여들어
숲을 휩쓸고 다니는 것 같았어요.
쿼카가 본 '빨간 나비'는 숲이 타면서 피어오르는 '불꽃'이었어요.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쿼카는 빨간 나비를 따라갔다가 숲이 불타는 모습을 목격하게 돼요. 하늘에는 빨간 나비들이, 땅바닥에는 처음보는 '기다란 빨간 뱀'이 슬금슬금 퍼저 나가고 있는 숲속을 보며 쿼카는 너무 무서워졌어요. 산불을 처음 겪는 쿼카에겐 빨간 나비도, 빨간 뱀도, 하늘에서 내리는 까만 비도 모두 알 수 없는 일들이었거든요.
나는 너무 무서워서
바위 뒤에도 숨어 보고
수풀 속에도
숨어 보았어요.
하지만 빨긴 줄기는 금방 나를 찾아냈어요.
발도 아프고 꼬리고 따끔거렸어요.
하늘에서는 까만 비가 내렸지요.
게다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던 빨간 뱀에게 꼬리가 그만 닿아버려 '화상'까지 입게 됐어요. 쿼카의 똘망하고 맑은 눈에 눈물이 차오르며 저멀리서 숲속 깊숙이 살던 동물 친구들이 허겁지겁 숲을 빠져나오는 게 보였어요. 모두 함께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빨간 줄기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굵어져서 달리기가 느린 친구들은 뒤쳐졌어요.
엄마가 나를 꼬옥 안아 주면 좋겠어요.
따뜻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해주면서요.
"이제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란다."
쿼카는 쉬지 않고 달렸지만 점점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어요. 그렇게 눈을 감은 쿼카는... 다행히 구조대원에게 구조되어졌답니다. 산불이 꺼진 숲속을 벗어난 쿼카는 여기저기 다쳐 상처투성이가 된 동물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옮겨졌어요. 다른 동물들은 쿼카의 웃는 얼굴에 희망을 얻고, 행복해했지만 정작 쿼카는 너무 외롭고 슬프고 무서웠어요.
꿈만 같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내가 예전에 살던 숲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된대요.
이제 나는 다시
파랗고 너른 하늘 아래에서
웃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다행히 마지막엔 다른 쿼카들이 있는 숲으로 가게 됐다며 새로운 희망을 품는 쿼카의 모습으로 끝이나요.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쿼카가 또다시 끔찍한 경험을 하지 않기 위해, 지금 품은 희망을 영원히 지켜주기 위해선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인간의 욕심으로인한 무분별한 자연 개발 때문에 쿼카 뿐만 아니라 많은 야생 동물들이 터전을 잃었어요. 그뿐 아니라 인간이 초래한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해 쿼카가 겪었던 '산불' 같은 자연재해도 점점 심해지고, 빈번해지고 있어요. 이책은 웃는 얼굴의 귀여운 쿼카의 이야기지만 사실은 모든 동물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책의 마지막 '도움말'에는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은 모두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친구입니다. 라는 글이 적혀 있어요. 우리는 쿼카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에게 삶의 터전을 보전해주고 평화로운 삶을 지켜줘야할 의무가 있어요. 더이상 우리로 인해 생겨나는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은 줄이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며 함께 아름다운 지구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더라구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쿼카 그림에 반해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함축적인 의미가 담긴 내용을 보며 정말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쿼카의 웃는 얼굴이 진짜 웃는 얼굴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어른인 저부터 차근차근 실천해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