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굣길, 혹은 어떠한 순간에 갑자기 비가 내린다면 저도모르게 아이들은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우산 대신 OO>을 읽은 아이라면 당황하지 않고 상상의 마법을 발동시켜 즐겁게 집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이길래 아이가 그 순간을 즐거워 할 수 있다는걸까?
멜로디언 평가 날 아주 제대로 말아먹은 우성이는 하굣길에 비마저 내려 더 우울해보인다.
빨리 뛰어보기도 하고, 중간중간 상점에서 쉬어보기도 하고, 공사 칼라콘을 머리에 써보기도 하고, 나무들 사이로 비를 피해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아앗! 차가워!'.
우성이는 '이곳도 우산이 될 수 없다면.... 바다에 왔다고 생각하자.' 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갑자기 평범했던 공간은 해변가가 되고, 함께 비를 피하고 있던 고양이와 함께 우성이는 바다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팔을 빠르게 저어서 집으로 가는거야.'
바닷속 다양한 물고기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산호초를 지나다보니 아까 학교에서 까먹은 멜로디언 악보가 생각나는 우성이.
멜로디언을 치며 신나게 집으로~ 우산이 없어도 즐겁게 도착한다.
'우산이 없어도 괜찮은 하루였어.'
갑자기 비가와서 우산이 없을 때, 나는 조인성처럼 멋진 남자가 나타나 자신의 겉옷으로 날 씌워주는 상상을 가끔 하곤했다. 어릴 때 본 클래식의 여파 때문이다. 근데 그보다 더 어렸을땐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이미 너무 어렸을 때 지나간 기억이라 떠올릴 순 없지만 아마 <우산 대신 OO>의 우성이처럼 생각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이쁜 색감을 넣은 그림과 심플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이 상황을 즐길 수 있게, 어떻게 해결하면 좋은지 알게해주는 <우산 대신 OO>.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관찰하고 상상하길 좋아하는 이지미 작가의 다음 책도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