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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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은 분주하고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접하기 힘든 자연주의적 삶을 담아낸 책으로, 2년 2개월의 시간동안 저자가 월든 호수에 지내면서 겪은 이야기들과 자연 속에서 이루어낸 교감, 그리고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을 만나 볼 수 있다.

 

 

1845년 3월 말경, 도끼 한 자루를 빌려와 월든 호숫가 근처에 집을 짓기 시작한 저자. 4월 중순 무렵쯤 집의 뼈대를 완전히 세울 준비를 마치고, 5월에는 집의 골조를 세우고, 7월 4일에는 골조에 벽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고 새집에 들어갔다고 한다.

집짓는 것 뿐만 아니라 집을 짓는데 필요한 비용도 정확하게 기입해 두었는데, 이를 밝히는 이유는 실제 집을 짓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설사 알고 있더라도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자재의 세부적인 비용까지 아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저자는 집 짓는데서 멈추지 않고 지출한 돈을 벌어 볼 요량으로 집 근처에 3000평 정도 되는 모래 위에 강낭콩과 감자, 옥수수와 완두콩 그리고 순무를 심는다. 그 후 강낭콩 324kg, 감자 486kg, 그리고 약간의 완두콩과 옥수수를 수확하여 총 23달러 44센트라는 수익을 내기도 하며 자급자족한다.

 

 

오전에는 밭일을 하거나 독서와 글쓰기를 하거나 호수에서 미역을 감기도 하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헤엄을 치기도 하고, 오후에는 또다른 자유시간을 보내며 혼자만의 시간도 재밌게 보내기도 했지만, 매일 혹은 하루걸러 마을로 걸어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으며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도 잊지 않는다.

 

 

그러다 가끔 사람을 만나는 것에 질리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지칠 때면 월든 호숫가를 산책하곤 했고, 날씨가 따뜻한 저녁 날이면 배를 띄우고 호숫가에 앉아서 피리를 불기도 하며 지내기도 한다.

 

 

월든 호숫가의 집에선 미국 토종생쥐, 딱새, 물새, 자고새와 함께 지내고, 숲에서는 수달, 너구리, 도요새, 멧비둘기, 강아지, 고양이, 붉은 다람쥐, 개미 군단들, 되강오리 등 다양한 동물들과 이웃을 맺고 지내는 저자.

 

 

이렇게 자연과 동물과 함께 이웃하며 지내는 저자의 모습이 참 멋지고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소나무로 뒤덮인 언덕배기 숲 사이로 호수가 보이고, 아담한 공터와 독서와 사색을 즐기기에도 너무 좋은, 웅장하진 않지만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다운 월든 호숫가의 풍경에 힐링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그렇게 좋아하던 외식도, 여행도 모두 못가고, 매일 회사 집 회사 집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현실에 지쳐가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참 다행이다.

홀로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직접 의식주까지 해결하는 저자의 모습과 월든 호수의 사계절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제대로 마음 정화를 하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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