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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평점 :
비엔나에서 이루어지는 초단기 투자 자본의 자금세탁을 조사하기위해 비엔나 프라터 스트라세 31번지, 세계은행에 파견된 김인철.
그는 세계은행의 총재 슈나이더의 영향력 덕분에 지원금 유용과 자금 세탁 현황을 가장 잘 아는 페터 요한슨을 소개받는다.
다음 날 그에게 핫머니 정보를 얻기위해 약속된 장소에 도착한 인철은 원했던 정보 대신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한 페터 요한슨을 마주하게 되고, 자살사건의 내막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인철은 페터 요한슨을 자살로 몰아세운 자가 제3인베스트먼트의 주인이라는 확고한 심증을 가지게 되는데...
한편, 풍계리 핵실험장.
그곳에서는 지하 1,000미터 가까운 갱도 밑바닥에서 터진 수소폭탄이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던 가공할 위력을 내뿜으며 강산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미국 놈들과 완전히 대등하게 나가는 거요. 놈들이 욕하면 같이 욕하고, 놈들이 겁주면 같이 겁주고, 놈들이 미사일 쏘면 같이 쏘는 거요."(p56)
이 완벽하고, 성공적인 실험결과를 확인한 김정은은 워싱턴까지 날아가는 완벽한 대륙간탄도 수소폭탄을 만들기위해 박차를 가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수상한 장면을 포착한 미국 백악관에서는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격 작전 계획을 세운다.
"우리가 북한 핵을 공격할 경우 한국인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모든 걸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동맹을 깨거나, 아니면 우리와 같이 북한의 핵과 김정은을 끝장내거나."(p125)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의미).
중국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끈 덩샤오핑이 중국의 외교 방향을 제시한 명언으로 이 말을 가장 좋아하는 시진핑.
그는 이 말을 항상 상기하며 많은 것들을 극복하곤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만은 도저히 이 말로도 극복이 안되는 상황.
부글부글 끓지만 꾹 참고 군비 확장에 더욱 가속을 붙이도록 노력한다.
미국에게 새로운 항공모함의 위용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우리의 신형 잠수함으로 수틀리면 대륙간탄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 이대로 5년에서 10년만 더 가면 미국도 겁먹을 수밖에 없는 군사 시스템을 보유하게 된다. 그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설사 미국이 북한을 때리더라도 허용해야 한다. (p209~210)
사드 조치를 보아가며 완전한 보복 철회를 고려하겠다고 계속 스트레스 주는 중국과, 언제 북한을 상대로 군사행동에 나설지 짐작초자 할 수 없는 미국.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주니 중국이 반발하고, 또다시 중국이 원하는 대로 약속해주니 고스란히 미국의 불만이 되고...
이쪽저쪽 역성을 들어주기도 벅찬데 북핵을 해결해야 하는 현실적 목표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한국.
위에 적은 이야기들은 김진명 장편소설 『미중전쟁』에 나오는 내용이다.
현재 국제정세를 바탕으로 탄생한 『미중전쟁』은 '어떻게 해야 미·중·러·일의 이해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한반도에서, 위기의 씨줄과 날줄을 넘나들며 끊임없는 공포를 조장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김진명 작가님의 고민으로부터 쓰이게 되었다.
각각의 인물의 독백에서, 대화에서, 행동에서 작가의 생각, 대통령께 하고 픈 말,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가령 1부 20장의 문재인 대통령과 최이지 박사의 대화에서는 사드배치에 경제보복을 가한 중국을 향해,
"중국 너희가 미국의 힘에 밀려서 자국 기업과 은행을 조사하고 있듯이 우리도 미국의 힘에 눌려 할 수 없이 사드를 배치한 거다. 우리가 우리의 의지에 따라 한다면 왜 가장 중요한 서울 방어용으로 못 쓰고 미군이 있는 평택 방어용으로 쓰겠느냐? 이걸 가지고 우리에게 계속 시비를 걸어오는 게 부끄러운 줄 알아라. 우리를 원망하며 복수하려면 먼저 너희가 당당하게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미국으로 하여금 군사 행동을 못하게 하느냐를 함께 고민해야지, 사드를 자꾸 무제 삼으면 결국 미국만 좋을 뿐이다. 이렇게 한국의 입장에서 강력하게 경고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중국을 잡으려 드는데 지금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보호무역을 휘두르는 바보짓을 하는 게 아닌가. 중국이 앞장서 자유무역만이 정도라는 걸 부르짖어야 하는데 오히려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 기업을 박해하고 있으니 빨리 완전 정상화를 하지 않으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게 사필귀정 아니냐는 논리를 관철시켜야 합니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최이지 박사의 말을 통해 사드 문제를 생각하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
(나머지는 책을 읽으면서 파악해 보기를!)
이 책에는 가상의 인물도 등장하지만 실제 각 나라의 대표 문재인, 김정은, 시진핑, 트럼프, 푸틴이 등장하는데다 현재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고든 내용들도 나와서 그런지 소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각 나라의 입장과 생각을 『미중전쟁』을 통해 한번 더 정리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랑 『싸드』는 아직 안읽어보았는데 이 책의 예고편이었다라고 나오는 만큼 시간을 내어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