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메이르 - 빛으로 가득 찬 델프트의 작은 방 클래식 클라우드 21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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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인 클래식 클라우드의 21번째 거장 '페르메이르'.

페르메이르는 '황금시대'라고 불리던 17세기 네덜란드의 델프트에서 태어나 자라고 죽은 델프트 토박이로, 당시 화가들은 고향에서 이름을 얻고나면 무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는 평생 이곳을 지킨 화가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생애에 관한 기록과 그림들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은데 , 현재까지 그의 작품으로 확인된 그림은 모두 35~36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 <플르투를 든 소녀>, <성녀 프락세데스>를 포함하냐,안하냐 차이로 의견이 갈리는 모양이다.)

17세기의 네덜란드는 권력 중심이 시민계급의 손에 쥐여져 있었고 모든 그림 또한 자연히 시민들의 기호에 맞춰 그려졌다. 그래서 그 많은 화가들의 그림이 종교화가 아닌 풍속화, 정물화, 풍경화, 초상화, 트로니 등의 주제가 많았다.

그렇다고 종교화를 아예 안그린건 아닌데, 페르메이르의 초기작 중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 온 예수> 그림은 페르메이르가 남긴 유일한 종교화이며 모든 그림들 중 가장 크기가 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두가지 요소, 왼쪽에 있는 창과 그림의 앞쪽에 드리운 그늘을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는데! 그 이유가 이후 작품들에 거의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빛'과 '그늘'이 초창기부터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화가들이 가장 고상한 장르로 취급했던 '역사화' 역시 페르메이르의 작품 두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베일에 가려졌던 화가라 그런지 이런 완성작들을 제외하면 그의 스케치나 다른 기록들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게 계속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스승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과 초기작품 중 하나인 <디아나와 님프들> 그림이 한때 17세기 네덜란드 화가인 니콜라스 마스의 작품으로 오인된 적이 있었다는 것도. (얼마나 알려지지 않았으면...흑흑..)

유독 페르메이르는 다른 화가들에 비해서 그림을 늦게 그렸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가루 안료를 녹이는 기름으로 호두기름을 썼는데 재료 자체가 비싸기도 하고 마르는데도 유난히 오래걸리는 재료였고, 푸른색을 내기 위해서 당시 가장 비싼 재료인 라피스리줄리를 사용할만큼 비싸고 까다로운 재료를 골라 썼고, 그림의 구도나 효과를 계산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쓰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정성과 시간, 재료를 아낌없이 들여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고요하고도 온화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보는 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래서 내가 페르메이르 그림만 나오면 멍하니 계속 바라봤었나보다.

실제로 작품들을 볼 수 있다면 엄청 반짝반짝거린다는 <우유를 따르는 하녀> 그림을 꼭 보고싶다. 물론 <진주 귀고리 소녀>도 보고싶고!

저자가 페르메이르의 흔적을 찾아 방문했던 네덜란드의 도시와 그의 작품들, 다양한 일화와 추가설명, 다른화가들의 작품들까지... 300페이지가 안되는 내용 속에 참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가 꾹꾹 담겨있어 엄청 알차게 읽어나간 '페르메이르'.

클래식 클라우드의 처음을 페르메이르로 시작하게되어 너무 행복했다. 다음 거장은 누구를 만나게 될까.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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