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 ㅣ Art & Classic 시리즈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제딧 그림, 김난령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어릴 때 재밌게 본 추억의 만화 오즈의 마법사.

만화로만 보았지 원작인 책은 어른이 되어서야 처음 읽어본다.

만화 내용이랑 책 내용이랑 많이 다르려나 싶었는데 스토리는 거의 비슷한 것 같았다. 약간 다른 점을 꼽자면 원작이 만화보다 좀 더 자세히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랄까.

이 책의 일러스트 덕분에 만화로 보았던 장면들이 종종 떠올라서 추억에 젖으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캔자스 주의 넓은 초원 한복판, 작은 집에서 살고 있던 도로시는 강아지 토토와 함께 갑작스런 회오리바람을 피하지 못해 집과 함께 통째로 먼치킨의 땅으로 휩쓸려 가게된다.

그리고 우연히 집이 못된 동쪽 마녀를 깔아뭉개는 바람에 '귀한 마법사'라 불리며 죽은 동쪽 마녀의 은 구두를 선물받고, 착한 북쪽 마녀의 입맞춤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캔자스로 돌아가기 위해선 가장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만나야 했기에 그가 있는 에메랄드 시를 향해 긴 여정을 떠난다.

오즈가 사는 도시로 가까워질수록 경치가 아름답지만, 가는 동안은 위험한 지역을 거쳐야하는 험난한 여행이 도로시를 맞이하고 있었지만 가는 길목에서 만난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를 만나면서 난관들을 헤쳐나간다.

노란 벽돌을 따라 도착한 에메랄드 시는 어디에든 반짝이는 에메랄드가 가득 박혀 있는 곳이었다.

눈부신 광채와 찬란함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무조건 안경을 써야하는 곳이었다.

(이런 설정은 당시 만화에선 없었던 것 같은데.. 일러스트 보고 빵터졌다.)

드디어 애타게 만나기를 원했던 오즈를 만난 도로시 일행.

오즈는 알현을 허락했지만 한 번에 한 명씩 들어와야 하며, 하루에 한 명만 만나겠다는 조건을 걸어 도로시 일행은 며칠을 궁에서 보내게 된다.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선 서쪽마녀를 없애오라는 오즈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못된 서쪽 마녀를 찾아나서게 되고!

자기 영토에 들어온 도로시 일행을 보자마자 서쪽 마녀는 못된 마녀답게 사나운 늑대들, 까마귀 떼, 독친을 쏘는 벌 떼, 그리고 노예들을 차례로 보내 도로시 일행을 죽이려 하지만 힘을 합쳐 그들을 다 헤치우는 도로시 일행.

너무 화가 난 서쪽 마녀는 황금 모자의 마법을 써서 엄청나게 크고 튼튼한 날개가 한 쌍씩 달려 있는 원숭이들을 불러내어 사자 빼고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는데... 도로시는 북쪽마녀의 입맞춤이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죽이지못해서 사자와 함께 성으로 데리고간다.

서쪽마녀는 도로시가 은구두의 강력한 힘과 북쪽 마녀의 입맞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눈치인걸 깨닫고 엄청 부려먹다가, 정말 어이없게 도로시에게 죽고만다. (도로시가 끼얹은 물 한동이에 녹아버림...)

그리고 서쪽 마녀가 가지고 있던 황금모자를 챙기고 기쁜 마음으로 오즈를 찾아간 도로시 일행.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오즈가 사실은 위대한 마법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라니!!!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 그리고 사자는 오즈가 어떻게든 소원을 들어줄 수 있었지만 도로시의 소원은 이뤄주지 못하고...

도로시는 남쪽마녀 글린다의 도움을 받기위해 남쪽으로 이동한다.

착한 남쪽 마녀 덕분에 도로시는 은 구두의 마력을 알게되고, 구두 뒤축을 세 번 딱딱딱 맞부디 친 뒤 은 구두에게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명령하면 캔자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도로시 일행은 헤어지는게 너무 슬퍼 눈물을 흘렸지만 엠 아주머니와 헨리 아저씨에게로 가고 싶은 맘이 더 컸던 도로시는 작별인사와 함께 캔자스로 돌아간다.

어린 당시엔 그저 재밌게만 보았던 오즈의 마법사였지만, 막상 원작으로 읽으니 못 보았던 것들이 하나씩 보였던 것 같다.

예를들어 허수아비가 뇌를 갖고 싶어하는건 알았지만 왜 갖고 싶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는데 늙은 까마귀와의 일화를 보고 '아~ 그래서 갖고 싶었구나' 하고 알게 됐고, 양철 나무꾼과 사자의 사연도 가물가물했는데 이야기를 보고 아 맞다!하고 알게되기도 했다.

그리고 허수아비랑 양철 나무꾼, 사자는 오즈에게서 다들 원하는 것들을 받는걸로 마무리되지만 도로시와 함께 여행을 하는 중간중간 보이는 면모로 봤을 때 자신들만 눈치 못챘지 사실은 각자가 원하는 것들은 자신들 속에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령 허수아비에게 정말로 지혜가 없었다면 양철 나무꾼이 순간적으로 필요했던 기름통을 아무도 눈치 못챌 때 자신이 부어줄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양철 나무꾼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심장이 없었다면 누군가를 죽이면 안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겁쟁이 사자도 똑같다. 길이 끊기고 깊음 구렁이 나타나 다들 여행을 포기해야하나 고민할 때 정말로 사자가 겁쟁이였다면 자신이 뛰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한명씩 등에 태우고 뛸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이 일화 말고도 그들이 원하던 지혜, 심장, 용기를 보여주는 대목들이 많다.

도로시 일행이 여행을 하면서 서로 돕고 점차 성장해 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 또한 그 속에서 좋은 메시지를 얻은 것 같다.

고전 명작이 왜 명작으로 여전히 인기가 많고, 배울점이 있는지 다시금 실감할 수 있게 해준 『오즈의 마법사』.

아직 『오즈의 마법사』를 읽어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도로시 일행의 여정에 함께 동참해 보길 바란다.